서정진 회장 퇴임 서진석 체제 반년 셀트리온 '암초'
계열사 주가 급락·주주 비상대책위원회 결성·지주사 합병 등 잡음
2021.10.25 05:30 댓글쓰기
사진제공=셀트리온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서정진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고 셀트리온 서진석 이사회 의장 체제가 출항 반년 만에 연달아 암초를 만났다.

코로나19 치료제 시장이 경구제 중심으로 개편하는 데다 지주사 합병 잡음으로 계열사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였다. 비록 22일 소폭 상승하면서 반격 의지를 보였지만,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결성하면서 리더십을 시험받게 됐다.
 
지난 22일 셀트리온 코스피 지수는 21만9500원으로 0.92% 상승하면서 장을 마감했다.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코스닥 지수는 각각 12만2200원(+0.91%), 8만8100원(+0.92%)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최근 1년을 놓고 보면 셀트리온을 비롯한 계열사 주가는 전반적으로 우하향 곡선 형국이다.

셀트리온의 경우 지난해 12월 7일 장중 40만3500원을 기록한 뒤 이날까지 약 10개월 동안 총 45.6%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5일에는 21만8000원 종가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6월 1일 이후 약 1년 4개월 만에 22만원 선이 뚫렸다. 
 
셀트리온 계열사의 경우 주가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우하향 흐름이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제약은 지난해 12월 28일 26만8871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한 뒤 현재까지 약 55.6% 하락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지난 1월 12일 최고가 17만7100원에서 현재 8만8100원으로 약 50.3% 하락했다.
 
문제는 셀트리온 반등의 원동력이었던 코로나19 치료제 시장이 점차 경구제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다는 점이다. 셀트리온 렉키로나는 항체치료제로 사용 시기가 제한적이고 자가 투여가 불가능한 주사제 형태라 편의성 측면에서 경구제보다 불리하다.
 
이미 머크(MSD)를 비롯한 경구제가 전 세계적으로 ‘게임 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170만명 분을 선구매 계약했고, 식품의약국(FDA)도 심사에 착수했다. 우리 정부도 지난 6일 “최소 2만명 분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비록 셀트리온 렉키로나도 유럽의약품청(EMA)에 정식 허가를 신청하고, FDA서도 사전검토를 진행하는 등 선전 중이지만,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지주사 합병에서 불협화음이 있었던 것도 셀트리온에겐 악재로 작용했다. 자칫하면 서진석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부호가 생길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 계열사를 합병해 거대 바이오그룹으로 거듭나려는 계획을 세웠다. 체급을 키워 다국적 제약사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셀트리온은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그리고 셀트리온스킨큐어 등 지주사 3사 단일화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기존 단일화안에서 셀트리온스킨큐어를 제외했다.
 
물론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지분 자체가 크지 않은 까닭에 향후 지주사 합병의 큰 틀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스킨큐어는 한동안 독자운영이 불가피하다. 향후 사업회사 포함 또는 자회사 합병에 상당한 지출이 필요한 까닭이다. 
 
특히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영업실적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향후 아픈 손가락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지주사 통합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서진석 의장에게는 뼈아픈 상처로 남았다.
 
주주들도 서 의장 리더십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일부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비대위’를 구성하고 향후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였다.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지난 14일 회사 측과 긴급 간담회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 등을 진행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자사주 매입에 대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업계에 따르면 소액주주 비대위는 이미 셀트리온 전체 발행 주식의 10분의 1가량을 확보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셀트리온 소액주주의 지분은 64.3%다. 이미 소액주주 지분율의 6분의 1이 모인 것이다. 향후 소액주주 결집이 본격적으로 이뤄진다면, 서 의장 체제 이사진의 경영권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셀트리온 측은 이에 대해 “소액주주 비대위와 한 차례 대화를 가졌지만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며 “우선 현재 사업 방향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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