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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우려 큰 임신중단 낙태약과 가교임상
신용수기자
[ 2021년 10월 26일 05시 44분 ]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수첩] 현대약품이 허가 신청한 임신중단약물 미프지미소가 사회적 문제를 넘어 정치적 이슈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최근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도 미프지미소 허가를 놓고 설왕설래 했다. 여당 및 시민단체 측의 ‘신속 도입론’과 야당과 산부인과의사들의 ‘신중론’이 대립했다.

사실 미프지미소는 도입 자체만으로도 사회적 의미가 큰 약물이다. '약물임신중단'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도입이자, 임신 중단 합법화 시대를 본격적으로 여는 계기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프지미소 도입에는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시일이 걸리더라도 가교임상을 거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가교임상'은 해외 개발 신약의 국내 도입 시 심사과정에서 국내 임상을 진행해 안전성 및 효능 등을 검증하는 절차다. 약을 복용하는 인종에 따른 효능 및 안전성 차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우선 미프지미소 처방 주체가 될 산부인과 의사들이 공통적으로 가교임상을 권고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개원의사는 물론 의과대학 교수들 모두 '반대'를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산부인과의사회 측은 “미프지미소는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 복합제로, 임신 중단이 허용된 다른 나라도 미페프리스톤 단일제를 사용하지 미소프로스톨을 함께 쓰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지적한다.

이어 “병용요법에 관한 데이터 확보 차원에서도 가교임상을 반드시 거칠 필요가 있다. 미소프로스톨의 태아 기형 유발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라고 덧붙였다.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도 “미프지미소는 불완전 유산을 비롯해 질 출혈 및 감염, 구토, 두통, 현기증, 발열, 복부 통증 등 여러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많은 나라에서 산부인과 전문의 진단 및 처방이 필수적인 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자궁 외 임신 및 병합 임신 등 경우에는 확인하지 않고 약을 복용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역시 “외국에서 미프진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곳은 의료 접근성이 부족한 지역이 대다수"라며 "의료 접근성이 우수한 우리나라 사정에는 맞지 않다"고 일침했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 국내 임상을 진행한 뒤 산부인과 전문의 지도에 따라 약을 사용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게 학회가 견지하는 입장이다.

혹자는 임신중단약물이 산부인과 전문의 수입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반대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의료계에 대한 모독이나 다름 없다. 

전세계 여러 국가에서 사용 중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한 임상시험 결과는 전무하다. 임신 분야 전문가들이자 처방 주체로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지사다.

시민단체를 비롯해 약물임신중단의 신속 도입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지금도 고통 받는 산모들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미프지미소를 허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향후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 등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경우 신속 도입은 자칫 악수(惡手)가 될 수도 있다. 

심각한 부작용 발생 시 가교임상을 ‘패스’한 까닭에 미프지미소 도입 비판에 반박할 명분을 잃게 된다. 약물임신중단 자체의 명분을 뒤흔들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약물임신중단 도입이 옳지 않기 때문에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약물임신중단 필요성에 공감한다. 

특히 성범죄로 인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될 경우 임신중단을 위해 접근성을 보다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약물임신중단 도입은 여성 인권 향상에 반드시 필요한 조치 중 하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만에 하나 사회적으로 반향이 큰 부작용이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첫 사례인 만큼 의료계와 정치계, 국민들의 관심도 집중된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널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와 관련, 해당 의약품을 수입하는 이상준 현대약품 사장은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 “가교임상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현대약품은 가교임상을 진행할 자체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의약품 수입 회사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낸 만큼 가교임상을 망설일 명분은 없다.

이번 선택은 어쩌면 약물 임신중단의 향후 존폐를 가를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규제당국인 식약처와 시민단체는 의료계가 쏟아내는 우려(憂慮)를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어렵게 얻어낸 약물임신 중단인 만큼 마지막까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약물 임신중단을 정착할 호수(好手)가 될 것이다. 
credi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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