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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부가가치 급증···"의사과학자 양성 절실"
우리나라는 의대생 등 지원자 극소수로 여건 바닥···카이스트·포스텍 '시동'
[ 2021년 12월 30일 07시 00분 ]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2021년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예년에 없었던 사안으로 ‘연구중심 의대’가 언급됐다.
 
교육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국민의힘)은 “의학 분야 연구 증진을 위해 R&D 등 연구 위주 과정을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며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나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같은 연구개발 특화 공과대학에서 의과학자를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포스텍이 바이오 관련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포항 또한 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센터 등 다양한 인프라가 있다”며 “공과대학에 연구중심 의대를 설립해 바이오산업을 국가 주력 사업으로 키울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바이오산업이 주목받으면서 이 같은 의사과학자 양성 주장 목소리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보건의료 분야가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 활성화를 위해 요구되는 의사과학자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여전히 부족한 의사과학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의사과학자 현황 및 육성을 위한 제언’에 따르면, 기존 실험동물 모델로는 인간 질병을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어 ‘인간 중심’ 연구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 인간 중심 연구 중에서도 기초연구 성과를 임상에 적용 및 개발하는 중개연구 가치와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기초연구(실험실)로부터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임상적 니즈(NEEDS)를 발굴하고, 임상에 적용(병원)하는 쌍방향 가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의사과학자 역할이 강조된다.
 
지난 2018년 정부가 발표한 ‘연구의사 양성 및 병원 혁신 전략’에 따르면 연구의사 양성체계 강화 및 산·학·연·병원 간 협력 활성화, 지역병원 연구역량 강화 등이 계획돼 있고 공공의대 설립 계획에도 의사과학자 육성 방안이 포함됐다.
 
그러나 국내 의학교육은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사 양성에 집중돼 있어 연구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의대나 의학전문대학원 졸업생은 연간 3300명 정도인데 이 중 기초의학을 진로로 선택하는 졸업생은 30명 정도로 1% 미만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현재 의과대학원 박사학위 과정 의사(MD) 지원자가 매우 부족해서 대부분 자연과학대학 또는 공과대학 졸업생으로 충원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카이스트·포스텍 “우리가 의사과학자 양성”
 
이에 최근에는 연구개발 의지가 높은 공과대학에서 적극적으로 연구 중심 의사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피력 중이다.
 
카이스트 이상엽 연구부총장은 지난 5월 의학·공학·과학의 융합교육을 추구하는 과학기술 의과학 전문대학원 설립 방안을 소개한 바 있다.
 
이는 의학, 임상의학, 임상실습, 융합·공학 교육 및 4년 간의 박사과정을 모두 거친 MD-Ph.D를 완성하는 과기의전원으로, 카이스트가 추진하고 있는 K-NEST 프로젝트(New strategy for Ecosystem engineering for Startup and Technology transfer)의 바이오-메디컬 전략 일환이다.
 
구체적으로는 융합과학자이자 의사이며 혁신 창업가의 역할을 수행할 인재를 양성하고, 대전·세종 등 지역병원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정밀의학 AI 연구·개인 맞춤형 신약·첨단 치료기기 등 글로벌 의료시장 창출형 R&BD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목표다.
 
최근 있었던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에서는 이광형 총장이 “미국에서 스탠퍼드대와 실리콘밸리가 상호 생태계를 구축하며 발전해나가듯 대학에서도 연구와 혁신에 앞장서야 한다”며 “이를 위해 카이스트, 포스텍, GIST(광주과학기술원)등에서 의전원 형태 의대를 설립해 의사과학자를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포스텍도 적극적으로 연구중심 의대 설립 추진에 나섰다. 
 
포스텍은 최근 카이스트에 이어 의과학대학원 설립 준비에 착수했다. 
 
연구 중심 의사과학자(MD PhD)를 포스텍 의과학 전(全) 분야 교수로 초빙하기로 결정했으며 교수진이 구축되면 내년도 첫학기부터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는 의전원 설립의 전초 단계이기도 하다. 실제로 포스텍은 포항시와 함께 연구중심의대 설립을 위해 미국을 방문해 전문가들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대통령선거 공약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 보스턴과 시카고 등 바이오 클러스터 방문을 통해 포항 바이오산업과 연구중심의대 추진 방향을 구체화했다”며 “포스텍의 연구중심 의대 설립을 반드시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포항의 신성장산업인 바이오·의료산업 동력 확보를 위해 연구중심의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의사과학자 정년 보장 등 독립 연구 보장방안 시급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 같은 신규 의대가 정말 연구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쉽지 않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9년부터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정책을 실시 중이고, 올해는 ‘계약학과’라는 개념을 통해 기초의학 및 의사과학자 분야의 지원자를 늘리는 방안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뚜렷한 결실을 맺지 못했기 때문이다.
 
진흥원 연구팀은 “전문가 인터뷰 결과 임상과 연구를 병행하는 의사과학자로 진로를 선택한 경우에도, 직업 불안정성 및 연구기회 부족으로 연구를 포기하는 상황”이라며 “경제적 유인책 부족, 연구지원 펀딩 부족, 연구시간 부족 등으로 임상 현장을 벗어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서울대 의과대학원 의과학과 의사(MD) 신입생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총 26명이었으며 연세대의 경우 연간 1~3명에 불과하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졸업생은 100명이 넘지만 의사과학자로 안착하는 경우는 졸업생의 10%에 그친다.
 
연구팀은 “의과대학원 내 기초의학 과정은 전일제로 교육을 수행 중이나 현재 의사 진학률이 매우 저조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의사과학자는 메리트가 별로 없고 연구자로서 자기만족을 할 뿐이며 경제적으로 볼 때 임상진료만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었다”며 “의과학대학원 등을 통해 의사과학자가 배출되고 있지만, 연구비 수주가 어려워 의사과학자로 안착하기 어려운 실정” 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보다 의사과학자 육성과정이 활성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의사과학자 비율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매년 전체 의대생의 약 4% 정도가 의사과학자 프로그램에 지원하며 이들이 독립된 정년보장 트랙의 교수 자리로 진출할 수 있도록 연구 수행을 지원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영국 또한 임상의사 중 지원자에 한해 최대 3년간 연구에 25%를 할애해서 임상과 연구를 병행토록 유도하는 중이다.
 
연구팀은 “미국, 영국 등은 의사과학자 지원 프로그램 운영을 안착시켜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고 연구비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교육·훈련프로그램에만 집중해 독립된 연구자로 안착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누군가 의사과학자의 정년 보장을 약속하지 않는 이상 이들은 연구비 추가 확보를 위해 위탁과제를 병행하는 역할에만 몰두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의사과학자 양성 이후 연구비 확보 어려움으로 의사과학자로 안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현장의 호소다. 인건비 유지를 위해 산발적으로 과제를 지원하다보니 연구의 단절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복지부와 과기부가 서로를 견제하는 현 상황에서는 연구자 펀딩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기초연구와 임상 현장을 연계하는 질병 중심 연구를 촉진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중개연구 사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송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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