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네슘 결핍 T세포, 암세포 공격 제대로 못한다
T세포 '도킹 사이트' 구부러져 암세포 결합 방해
2022.01.21 08:36 댓글쓰기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마그네슘(원자 기호 Mg)은 우리 몸 안에서 탄수화물 대사, 에너지 생성 등에 쓰이는 무기질이다.
 

체내 무기질 중 4번째로 많은 마그네슘의 약 60%는 뼈에 들어 있고, 나머지는 혈액과 세포내액(세포기질) 등에 존재한다. 보통 눈 밑이 많이 떨리거나 자다가 다리에 쥐가 나면 마그네슘 부족을 의심한다.
 

이밖에 갑자기 땀이 나거나 추워질 때, 심장이 불규칙하게 뛸 때, 잠을 깊게 자지 못할 때, 스트레스가 잘 풀리지 않을 때도 마그네슘 부족이 원인일 수 있다.

이런 마그네슘이 인체 면역계의 암세포나 병원체 공격 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T세포가 이런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충분한 양의 마그네슘이 필요하다는 게 요지다.

스위스 바젤대 과학자들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19일(현지 시각) 저널 '셀(Cell)'에 논문으로 실렸다.
 

마그네슘 결핍이 암이나 감염증과 연관돼 있다는 건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다.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암 종양이 더 빨리 퍼지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막는 면역 기능도 손상된다는 게 동물 실험에서 확인됐다.
 

하지만 세포 밖에 존재하는 마그네슘이 어떤 경로를 거쳐 세포 면역에 관여하는지는 별로 알려진 게 없다.

바젤대 연구팀은 T세포가 비정상 세포, 즉 암세포나 병원체 감염 세포를 제거하려면 먼저 마그네슘이 풍부한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는 걸 발견했다. 마그네슘은 LFA-1이라는 T세포 표면 단백질의 활성화에 중요한 기능을 했다.

혈중 마그네슘 농도 낮은 암 환자, 면역치료 효과 떨어져
 

일종의 '도킹 사이트(docking site)인 LFA-1이 활성화하지 않으면 T세포도 제 기능을 못했다. 활성화되지 않은 LFA-1은 구부러진 형태를 띠어 표적 세포와 효과적으로 결합하지 못했다. 마그네슘은 이럴 때 필요했다.
 

마그네슘이 결합하면 구부러졌던 LFA-1이 길게 펼쳐져 활성 상태로 전환했다.
 

T세포가 활동하는 주변 환경에 마그네슘이 풍부하면 LFA-1의 활성도가 높아졌고, T세포의 표적 세포 공격도 원활히 이뤄졌다.
 

이 발견은 세포 독성 T세포로 암세포를 공격하는 항암 면역 치료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종양 주변의 마그네슘 농도를 높이면 T세포의 면역 반응이 강해지는 걸 동물 실험에서 확인했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크리스토프 헤스 생물의학과 교수는 "임상 시험으로 가기 위해 특정 종양만 표적으로 삼아 주변의 마그네슘 농도를 높이는 방법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방법이 유망하다는 건, 이전에 수행된 암 환자 연구 데이터에서 이미 확인됐다. 분석 결과, 혈중 마그네슘 농도가 낮은 암 환자는 면역치료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규칙적으로 마그네슘을 섭취하면 암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전향적 연구(prospective studies)를 준비하고 있다.
 

목표는 면역계에 도움을 주는 촉매로서 마그네슘의 임상적 효과를 확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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