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의사·의료법인, 법적으로 '상인' 아니다"
의사들 체불수당 소송…"의사 임금은 '상사채권' 아닌 '민사채권'"
2022.06.15 08:29 댓글쓰기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고도의 공공성과 윤리성이 요구되는 의사는 법적으로 '상인'으로 볼 수 없으므로 병원으로부터 받는 임금도 상법이 아니라 민법 기준에 따라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의사 A씨와 B씨가 한 의료재단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 상고심에서 2심 선고 전까지 체불된 수당의 지연 이율을 상법이 정한 '연 6%'가 아니라 민법상 기준인 '연 5%'로 설정하라고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의료법의 여러 규정과 제반 사정을 참작하면 의사나 의료기관을 상법이 규정하는 '상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의사가 의료기관에 대해 갖는 임금 등 채권은 상사채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2018년 병원을 그만둔 두 사람은 근무하는 동안 받지 못한 시간외 근로수당, 휴가 미사용수당, 퇴직금 미지급분 등을 합해 1억6천여만원과 1억1천여만원씩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2심까지의 재판에서는 시간외 근로수당을 빼고 휴가수당과 퇴직금 청구가 일부 받아들여져 병원 측이 두 사람에게 각각 1억1천여만원과 5천여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남은 문제는 지연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이 됐다.


근로기준법과 시행령은 체불임금의 지연 이율을 연 20%로 정하고 있다.

다만 사업주가 지급이 늦춰지는 임금에 관해 법적으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재판 등이 진행되는 동안 민법이나 상법 같은 다른 기준의 지연 이율을 적용하게 된다.


2심은 이런 법리에 따라 두 사람이 퇴직하고 15일이 지난 날로부터 2심 선고가 내려진 날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지연 이율을 설정했고, 2심 선고 다음날부터 병원 측이 수당 지급을 마치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를 이율로 결정했다.


대법원은 의사들의 손을 들어준 2심 선고에 수긍하면서도 상법상 기준을 따른 지연 이율 '연 6%' 부분에는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의사를 '상인'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의사 임금은 '상사채권'이 아니라 '민사채권'이라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의사의 진료 등 활동은 정형적인 영업활동, 자유로운 광고·선전을 통한 영업 활성화 도모, 인적·물적 영업기반의 자유로운 확충을 통한 효율적인 영리 추구 허용 등을 특징으로 하는 상인의 영업활동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의료법이 의사의 영리 추구를 제한하고 직무상 고도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강조하면서 의료행위를 보호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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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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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적폐 06.15 09:23
    얘네들의 본질은 상인인데 판사들이 진실을 몰랐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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