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집중치료 전문성 제고, 인증의제 도입"
유정암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 홍보이사
2022.08.01 06:17 댓글쓰기



뇌졸중은 암과 심장질환, 폐렴에 이어 국내 주요 사망원인 4위다. 골든타임 내 치료받는 환자가 10명 중 3명에 그쳐, 후유증으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도 적지 않다. 


이들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신경집중치료’다. 신경 중환자는 다른 질병과 예후가 달라, 접근법도일반 중환자와 달라져야 한다. 환자와 의사 소통이 쉽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는 신경집중치료 활성화를 위해 학회 차원의 ‘인증의 제도’ 신설을 결정했다. 유정암 홍보이사(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를 만나 제도 취지와 앞으로 계획 등을 들어봤다.


"환자 예후 위해 신경중환자실 필요, 전문인력 충원 시급"


“신경 중환자 치료는 ‘진찰’이 아직도 환자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몇 안 되는 진료과다. 일반 환자들이 혈액검사나 CT‧MRI 촬영 등 검사 위주로 진행되는 반면, 신경 중환자는 의료진의 신경학적 진찰이 가장 중요하다.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도 예후 확인에 숙련돼야 한다.”


유 이사는 신경 중환자 치료에 대한 전문성 특화가 필요한 이유로 진찰을 꼽았다. 현재 중환자실을 포함한 많은 학과에서 검사 결과를 우선하는 것과 달리, 신경질환의 경우 의사의 진찰과 판단능력에 따라 환자의 예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는 “신경 중환자실(ICU)의 운영이 환자들의 예후가 좋다는 논문이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신경ICU를 운영하는 병원이 많지 않다”며 “특히 신경ICU 인력에 대한 수련 시스템을 갖춘 병원이 별로 없다. 빅5 중에서도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정도에 그친다”고 말했다.


이어 “신경ICU를 원활히 운영하려면 무엇보다 전문성을 갖춘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하지만 본인이 있는 삼성서울병원에서도 신경ICU에 들어오겠다는 전공의들이 거의 없다. 대부분 개원이 가능한 척수 쪽에 쏠려 있다”고 토로했다.


학회가 인증의 제도를 시행하기로 한 이유 또한 결국 인력 확보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의도에서 비롯했다.


유 이사는 “물론 인증의는 학회 자체에서 운영하는 제도로 대한의학회가 인정하는 자격은 아니다. 다른 병원에 갈 때 도움이 된다거나 수가를 더 받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인증의 제도를 운용하면 일단 여러 전공의가 이를 취득하려고 한다. 적어도 신경집중치료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인증의 제도라는 것이 자격 보유자의 권위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자격 보유자가 최소 신경ICU에서 근무 가능한 수준으로 교육을 받았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질 관리(QC) 차원에서도 인증의 제도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올 11월 첫 시험 시행, 매년 10~20년 인증의 탄생 예정


학회는 올해가 첫 시행인 만큼 인증의 취득에 관한 문턱을 아주 많이 높이지는 않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점차 진입장벽을 높이면서 질 관리를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유 이사는 “처음에는 학회 준회원이면 지원 자격을 부여할 예정”이라며 “연 2회 학회 중 1회를 수강하고, 학회 교육 프로그램과 연 2회 워크숍을 모두 이수해야 한다. 이후 올 11월 열릴 시험을 통과해야 인증의 자격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매년 10~20명의 인증의가 탄생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며 “다만 올해는 초반인 만큼 인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또 학회에서 5년 이상 이사를 맡았던 의료진에게는 인증의 자격을 부여할 예정이라 인원은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관학회인 뇌졸중학회와 뇌전증학회, 뇌염학회 등에 신경집중치료 인증의 취득에 대한 독려를 요청할 것”이라며 “인증의 제도 외에도 학회를 활성화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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