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직원 교육은 효과가 없을까?
김민정 헬스와이즈 대표(제니스의 병원사람들 경험이야기④)
2022.08.15 06:31 댓글쓰기

며칠 전 들은 某중소병원장의 변이다. “교육은 직원들을 힘들게 한다.” 

“교육은 효과가 없다.” “교육은 성공한 사례가 없다.”


교육업체 대표 입장에서는 맥 빠지는 의견이고, 더 심하게 표현하면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의견이다.  


‘효과도 없고 직원을 괴롭힌다’는 교육이 한 산업으로서 지금까지 성행해온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답답함이 밀려왔지만 의외로 이러한 의견을 내놓는 의료기관 원장 및 이사장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극 반대의 상황도 있다. ‘직원들이 불친절한 것 같다. 워크숍에서 1시간 교육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1시간 교육으로 불친절한 직원이 친절한 직원으로 바뀔 수 있다면 아마 교육 업계는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 됐을 것이며 필자의 회사는 엄청난 수익을 냈을 터. 그러나 그런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필자도 강의의 한마디에 인생이 달라진 것처럼 교육은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생각과 행동과 나아가 인생을 바꾸는 효과가 있다. 제한적이지만 분명 존재한다. 


문제는 그것이 100명의 교육생 모두에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100명중 몇 명이 교육을 통해 변할 수 있을까?       


예상대로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의료기관의 관리자는 “교육은 콩나물에 물 주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필자가 완벽하게 동의하는 부분이다. 물은 빠지지만 콩나물은 성장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교육이 왜 효과가 없다고 느낄까? 우선은 교육을 목표로 하는 태도 때문이다. 


교육은 목표 아닌 수단, 변화 위한 '원인 파악' 필요  


교육을 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교육은 수단이고 교육을 통해 달성코자 하는 목표는 변화다. 


변화를 측정해야 하고 변화를 위해 교육을 여러 수단 중 하나로 활용해야 하는데 교육 후 사후관리가 잘 되지 않는 점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또 하나 필자가 느끼는 큰 문제는 교육을 의뢰하는 담당자가 현상과 문제만 가지고 교육을 의뢰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로 “직원들이 불친절하니 교육을 해달라”는 요구다. 


직원이 불친절한 원인이 시스템 때문인지 교육이 부재하기 때문인지, 어떤 부분에 교육이 필요한지 등에 대한 고민 없이 단순히 교육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아주 많다. 


이 경우는 교육 만족도는 측정 가능하지만 교육의 효과는 그다지 없었던 것으로 끝나는 좋은(?) 예로 남는다. 담당자는 교육 만족도는 좋았지만 효과가 없는 것은 본인 책임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교육 성패를 결정짓는 것은 교육업체 또는 강사의 몫이다. 


교육을 의뢰받고 고객 수요와 수준을 파악하지 않고 본인이 잘 아는 내용이나 자주하던 교육을 그대로 반복하는 경우, 또는 전문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본인의 눈높이에서 강의를 진행하는 경우는 대부분 강사가 자신있어 하기 때문에 교육이 재밌거나 좋았다고 평가받지만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운이 좋아 효과가 있었더라도 금방 원점으로 회귀하기 일쑤다. 멋진 옷을 입었으나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원인들이 간과된 상태에서 결과적으로 교육 효과를 논하면 당연히 효과는 없으며 직원들은 교육을 피곤해한다.


특히 3교대 근무가 존재하는 의료기관은 추가 근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직원들 불만 또한 만만치 않다. 


지속적인 인재 양성·교육 기회 제공해야   


그렇다면 교육이 효과가 있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첫째, ‘직원 교육을 시킨다’가 아니라 ‘인재를 양성한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즉 긴 호흡으로 지속적으로 물을 주듯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우수인재의 성장과 전직원 상향 평준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의미다. 


일회성 행사처럼 교육 담당자의 성과를 위한 교육 또는 즉각 효과를 기대하는 단편적인 교육은 하지 않는 것보다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기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교육 체계 안에서 육성되지는 못하고 일부 개인 변화를 통해 달성하는 효과에 그친다. 


둘째, 기관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 안에서 지속적인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직원은 그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본인이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즉, 교육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교육을 통한 학습과 성장은 직원 스스로의 몫이다. 


조직 역할은 개인의 성장 경로를 제공하고 방법을 제시하고 또 제도로 보장하는 것으로 충분할 수 있다. 이 경우는 반드시 성장과 우수 역량에 대한 차별화된 보상이 전제된다. 


따라서 지속적인 인재 양성을 위해 제공되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 안에서, 스스로 학습해 우수한 역량을 보유한 직원은 평가와 보상 차별화도 필요하다. 


스스로 노력하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을 동일하게 보상하는 것은 결국 ‘직원들을 키워 놓으면 나간다’는 푸념이 나오는 원인이 되고 말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육은 목적이 아니라 기대하는 효과를 위한 수단으로서 존재해야 한다고 인식을 바꿔야 한다.


따라서 교육 사전, 사후 평가를 통한 효과 측정과 교육 내용에 따른 지속적인 사후관리 활동의 존재와 유지에 대한 고민과 계획이 필요하다. 


교육은 조직을 성장시키는 도구인 것은 분명하다. 조직과 직원이 함께 성장하고 상생하기 위한 체계적인 교육체계를 갖추고 수십년 간 노력하고 있는 한 의료기관이 떠오른다. 


의료기관은 전문가 그룹이다. 전문가는 학습을 통한 성장만이 실력을 유지하고 우수한 품질을 갖추는 토대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8월 퇴근길에, Janice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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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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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령 08.16 08:17
    김민정대표님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중소병원 일수록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알아야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원장이나 집행부에서 먼저 교육을 받아야 될것 같습니다.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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