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건강보험 재정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수 백억원 규모의 직원 성과급 지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밖으로는 줄기차게 건강보험 지속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안으로는 인센티브 잔치를 벌이는 것을 두고 전형적인 표리부동(表裏不同)이라는 지적이다.

데일리메디가 입수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의 ‘2021회계연도 결산 100대 문제사업’ 분석자료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내부적으로 성과급 지출 계획 검토를 마친 상태다.

건보공단이 수립한 2022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규모는 290억8489만원으로 지급 대상은 1만7010명이다. 이사장은 약 5828만원, 상임감사는 3823만원이 책정됐다.

임원은 기본연봉의 40.5%, 직원은 67.5%를 성과급으로 받게 된다. 지급 시점은 오는 9월로 예정돼 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따른 직원 성과급 지급은 통상적이지만 작금의 건강보험 재정 상황을 감안하면 적절치 못한 행보라는 지적이다.

특히 장기화된 코로나19로 국민들은 경제난에 허덕이고 의료기관들 역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건강보험 주무기관의 성과급 잔치는 납득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건보공단 성과급 잔치는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켜 놓은 것도 모자라 건보료 인상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을 농락하는 행위”라고 힐난했다.

이어 “건강보험 적립금 고갈이 코앞이고 보험료 인상에도 한계가 있음을 직시한다는 이러한 성과급 잔치를 계획하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당은  “건보공단은 지금이라도 당장 성과급 지급계획을 철회하거나 지급 받더라도 즉시 반납해야 한다”며 “건강보험 적자 상태로 만든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은 “매년 정부의 경영평가결과에 따라 공공기관별로 확정된 비율로 성과급을 지급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부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고, 이에 따라 경영성과급 지급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성과급은 이사장‧상임이사는 기본연봉을 기준으로, 직원은 기준월봉을 기준으로 산정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건강보험 당기수지 적자 1조7000억원 지적과 관련해서는 월별로 수입과 지출의 변동성이 커서 일정 기간의 재정 상황만으로 전체적인 재정수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2~3월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라 검사 및 치료비 지출이 증가됐고, 건강보험 정부지원금 교부가 하반기에 집중되는 만큼 재정 악화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박대진 기자 (djpark@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