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의사에 진료비 청구…맘모톰 이어 또 '패(敗)'
대법원 "직접 반환 청구 불가"…1·2심과 달리 원심 파기 후 소(訴) 각하
2022.08.26 06:21 댓글쓰기



실손의료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닌 의료 행위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했더고 해도, 보험사가 보험가입자들을 대신해서 의사에게 직접 진료비를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보험사가 의사에게 직접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보험가입자가 ‘재산이 없다(무자력)’는 점을 증명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인정되지 않은 것이다.


보험사의 의료기관에 대한 직접적 채권자대위권 행사는 지난해 의료계에 큰 충격을 던졌던 대규모 ‘맘모톰 소송’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지만, 인정받지 못한 바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대법관 김재형)은 A보험사가 '트리암시놀른' 주사 치료를 한 의사 B씨를 상대로 낸 실손보험금 반환청구 채권자대위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소(訴)를 각하했다.


앞서, A보험사 의료실비보험 등에 가입한 보험계약자 등은 의사 B씨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트리암시놀른 주사치료를 받았다. 


이후 B씨는 주사치료를 받은 환자들에게 진료비 총 3845만원을 받았고, 환자들은 A보험사에 해당 진료비를 실손보험금으로 청구한 후 수령했다.


하지만 A보험사는 뒤늦게 트리암시놀른 주사치료가 트리암시놀른이 실손의료보험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A보험사는 "해당 주사는 신의료기술로 평가받지 못한 진료행위로 국민건강보험법 등 관련 법령에 위반되는 임의비급여에 해당한다"며 “의사가 직접 보험금을 반환하라"고 주장하며 B씨를 상대로 진료비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했다.


A보험사는 "환자 개개인이 소송을 할 경우 수많은 소송이 예상되므로 환자의 자력과 관련 없이 환자 대신 의사를 상대로 진료비 반환을 청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1심은 B씨 진료행위가 임의비급여 진료이며 보험사가 피보험자들을 대신해 진료비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고 B씨에게 진료비 약 3800만원을 A보험사에 돌려줄 것을 명령했다.


2심도 A보험사 손을 들어줬다. 다만 인용금액을 약 2700만원으로 줄였다.


1심 재판부는 "트리암시놀른 주사 진료 행위는 의학적 안정성과 유효성뿐 아니라 요양급여 인정 기준 등을 벗어났음에도 B씨는 진료해야 할 의학적 필요성을 갖췄는지 등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보험사가 환자들을 상대로 일일이 반환 청구를 한다면 보험금 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보험사 채권자대위권, 환자 무자력(無資力) 전제돼야 인정”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때 원칙적으로 채무자의 자력 유무가 고려돼야 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환자가 자력이 있다면 해당 재산 집행을 통해 채권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의 완전한 만족을 얻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단순히 채권 회수 편의나 실효성을 위해 대위행사를 하는 경우는 채권자대위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재판부는 A보험사와 환자들 사이 채권에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


그들은 ”보험사의 채권자대위권 행사는 환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될 수 있다“며 ”환자가 임의 비급여 진료행위를 이유로 의료기관에 진료비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는다 해도 현실적으로 이를 행사할 것인지 여부는 환자에게 달려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판결은 보험금을 잘못 지급한 보험사가 피보험자의 일반채권자보다 우선적으로 보험금을 반환받게 돼 보험자에게 사실상 담보권을 부여하게 되는 결과에 이르게 되는 부당함을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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