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포함 인사(人事)는 철학이다
김민정 헬스와이즈 대표(제니스의 병원사람들 경험 이야기⑤)
2022.09.13 05:43 댓글쓰기

근래 의료기관 인사평가 수립 관련 강의를 진행한 바 있다. 참석자가 약 120명이었는데 인사평가를 시행하지 않는 병원은 없었다. 


그러나 절반에 가까운 병원은 하고 있으나 형식적이라고 답했고, 인사평가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하고 싶은 항목은 ‘평가항목’이라고 가장 많은 교육생이 응답했다. 


강의 중 某병원 관리자가 다가와 해당 병원의 상황을 모르는 나에게 답을 원하는 질문을 한다. 예를 들면 “인사 평가에서 상향, 하향 비율은 얼마가 적정한가”라는 것 등이다. 


그러나 “우리 병원은 어떠한 핵심가치와 어떠한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인사 평가자가 상향과 하향이 어느 정도 비율이면 기존의 가치와 문화를 훼손하거나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라고 묻는 것이 적절했던 것 같다. 


두 질문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인사평가를 포함한 인사제도는 조직의 직원 관리 또는 조직문화의 철학을 담아내는 것이고 그 기준이 되는 것은 조직의 핵심가치다. 


모든 조직이 핵심가치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답할 것이다. 이에 그것이 잘못이라고 지적하고자 한다. 핵심가치는 우리 조직의 문화를 설정하는 기초가 되고 이는 조직의 미션과 비전 달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또 인사관리는 경영자 한사람이 아닌 경영진, 즉, 경영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그룹의 인사철학이 반영돼야 한다. 


여기서 인사 철학이란, 우리 조직에서 직원과 더불어 달성코자 하는 가치 가운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말한다. 


예를 들어 “직원은 지나가는 사람이야”, “직원은 우리와 같이 성장해야 하는 대상이야”, “회사는 직원들의 자부심을 주는 것이 중요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직원은 회사 성장을 위해 상호 경쟁하면서 성장하는 사람들이야”, “우리 회사는 성과를 내는 사람에게 확실하게 보상하겠어” 등 여러 기준이 존재하게 되는데 이러한 생각들을 인사 철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사 철학은 인사 전략을 수립하는 기초가 되고 이 전략은 각가지 인사제도를 수립하는 근간이 되는 것이다. 


비경쟁 중심의 학습조직을 만들 것인가? 경쟁 중심의 학습조직을 만들 것인가? “우리 조직은 직원을 학습을 시키지는 않겠다. 직원들은 교육을 싫어 하니까”와 같은 인사전략 목표는 세부 인사 제도를 만들 때 구체적인 방법을 결정하게 한다. 


병원장·이사장 등 경영진 개인 인사철학 중요한 이유 


문제는 경영진 인사 철학이 경영자 개인적인 생각에 의존하거나, 병원의 미션과 비전에 경영진이나 경영자가 관심이 없거나, 또는 경영진 철학이 반영되지 않아 홈페이지에 걸려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성원 누구도 모르는 경우인 것이다. 


경영자 한 사람의 생각에 의존하는 경우는 전문의인 병원장이 인사관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다. 경영철학은 가지고 있을 수 있으나 인사조직 관리는 또 다른 측면이다.  


두가지 사례를 들어 보겠다. 수도권의 한 종합병원 이사장은 국내 최고 의과대학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사조직관리를 이해하기 위해 조직인사관리 전공 학사 과정을 공부했다. 


또 다른 원장은 직원들의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고 “내가 직원들을 위해 워크숍 및 교육에 돈을 얼마나 썼는데 이런 답변이 나오냐”고 대노했다.


이 두 병원은 당연히 조직체계와 관리 시스템이 다르고 비전에 대한 경영자의 중요성 인식 또한 다르다. 


전자의 병원은 관리자와 경영진을 중심으로 시스템이 구축돼 있고, 경영자가 중심이 돼 병원의 비전을 만들고 직접 세부 전략을 수립한다. 


인사 체계도 마찬가지다. 경영자가 임의로 직원에게 지시를 하거나 제도를 바꾸거나 하지 않는다. 담당 부서의 의견을 듣고 방향설정과 의사결정에만 참여한다. 


인사평가제도는 당연히 정교하고 체계적으로 설계돼 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지만 핵심가치를 담아내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수립돼 있다.   


후자의 병원은 경영자를 보좌하는 중심으로 조직이 구성돼 있고, 원장 의견에 따라 조직의 중요도가 달라진다. 또 직원은 비전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원장은 관심이 없다. 


원장의 관심은 진료방법, 규모 확장 등 외형적인 계획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당연히 인사 관련 제도는 수립돼 있지 않고, 원장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니 담당 관리자는 진행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병원도 다른 병원이 시행하는 인사평가 제도를 벤치마킹해서 제도를 만들기도 한다. 이는 인사평가 제도가 철학이 없고 형식적일 수밖에 없는 원인이다. 


병원 경영진 중 “직원들 때문에 힘들다”, “좋은 직원이 없어 답답하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면서 “좋은 직원을 소개해 달라”고 요청한다. 

 

피터 드러커 명언으로 답을 해보고자 한다. 


Good employee quit when management is bad. Bad employee quit when management is good.” (좋은 직원은 경영진이 못하면 그만 두고, 나쁜 직원은 경영진이 잘하면 그만 둔다.) 


선선해진 여름의 끝에서, 제니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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