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최고 CEO 부상 '홍보전문가'
중외 박구서 이어 동아제약 최호진 부회장 승진, '언론 대응·위기관리 능력' 등 인정
2022.11.16 05:41 댓글쓰기

10여 년 전만 해도 국내 제약사에서 홍보 담당자의 임원 발탁은 '가물에 콩 나듯' 들리는 소식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비교적 흔한 일이 됐다.


이는 홍보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경력을 가진 제약 홍보인들이 언론 대응은 물론 위기 관리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홍보인들의 임원 뿐 아니라 부회장, 사장, 부사장 등 경영자 위치인 최고위급 CEO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 시대가 됐다.


지난 14일 동아쏘시오그룹은 동아제약 최호진 사장을 부회장[사진]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 


최호진 신임 부회장은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 후 제일기획에 입사, 광고 전문가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동아제약에는 2010년 동아제약 광고팀장으로 입사했으며 이후 2012년 커뮤니케티션실장, 2014년 마케팅 실장(상무)으로 경험을 쌓은 후 2016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사장 승진은 업계에서 파격적인 조치로 인식됐었다.


사장 승진 당시 직급은 상무로 전무와 부사장을 뛰어넘어 임명됐기 때문이다. 사장으로 승진했던 시기 그의 나이는 50세에 불과할 정도로 보수적인 동아제약 인사는 기존 관례를 뛰어넘는 파격적이었다. 


특히 동아제약은 전통적으로 내부인사를 중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터라 외부인사 출신에 홍보 담당 인사를 CEO로 발탁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실제로 최호진 사장은 당시 회사에 입사한 지 불과 6년밖에 안됐었기 때문에 사내외적으로 그의 능력이 크게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동아제약측 인사는 글로벌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로 신규 사장단을 꾸려 젊은 조직문화를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회사 판단은 동아제약 실적 상승과 함께 조직 문화를 젊고 역동적으로 바꿨다는 평(評)이다.


이 같은 성과에 따라 2016년 이후 6년 만에 최호진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 발탁됐다. 동아제약에 입사한 지 12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최호진 부회장에 앞서 홍보인 출신으로 국내 제약사 최고위 인사로 발탁된 인물은 JW중외그룹 박구서 前 부회장이 있다.


JW중외그룹 박구서 부회장은 홍보인 출신으로 제약업계에서 첫 임원에 오른 사람이다.


1978년 JW중외제약에 입사해 광고부장을 거쳐 홍보실장·이사·상무를 역임했다. 이후 JW중외제약 부사장, 사장에 이어 JW중외그룹의 부회장까지 승진한 뒤 2016년 회사를 떠났다. 중외에서만 40년 가까이 근무한 입지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동국·광동·유한양행·녹십자·메디톡스 등 최근 부사장 발탁


한동안 제약업계에서 홍보인의 최고위급 인사 발탁은 뜸했으나 근래 기자 출신을 비롯해 사내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이뤄졌다.


동국제약 홍순강 부사장, 광동제약 박상영 부사장을 비롯해 유한양행 이병만 부사장, 녹십자홀딩스 자회사 진스랩 장평주 대표이사, 메디톡스 주희석 부사장 등이다.


동국제약 홍순강 부사장, 광동제약 박상영 부사장, 유한양행 이병만 부사장, 진스랩 장평주 대표, 메디톡스 주희석 부사장

동국제약 홍순강 부사장은 기자 출신으로 2009년 종근당 홍보임원을 시작으로 제약업계에 발을 들였다. 2014년 동국제약 홍보총괄 상무로 자리를 옮긴 후 전무를 거쳐 2017년 홍보총괄 부사장을 맡고 있다.


광동제약 박상영 부사장은 기자 출신으로 수도약품 부사장과 우리들씨앤알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 2011년 광동제약 상무이사로 영입됐다. 2015년 전무로 승진한 뒤 2020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유한양행 이병만 부사장은 1986년 입사해 30년 넘게 근무한 정통 유한맨이다. 근속 기간동안 영업기획과 홍보 등의 업무를 두루 거쳤고 2015년 상무, 2018년 전무 등을 직급을 맡았다. 2021년 인사에서 영업 총괄과 홍보 등을 관장하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장평주 진스랩 대표이사는 한미약품 대외협력 및 대관 부서를 시작으로 제약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2010년 GC녹십자로 자리를 옮겨 홍보담담 임원을 역임하다가 지난해 초 GC녹십자그룹 대외협력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4월에는 녹십자홀딩스 자회사인 유전자 진단시약 전문기업 진스랩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메디톡스 주희석 부사장은 약 27년간 대웅제약에서 대관, 홍보 등의 업무를 맡았으며, 2016년 말 메디톡스 대외협력본부 상무이사로 합류했다. 지난해 임원 인사를 통해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자회사인 메디톡스코리아 공동대표에 선임되기도 했다.


부사장이나 사장, 부회장 자리에 홍보인 출신 발탁이 늘어나는 가운데 전무나 상무 등 임원급 인사는 이제 제약사들에 흔한 일이 됐다.


올해 승진한 홍보인들을 보면 기자 출신인 한미약품 박중현 상무는 전무, 한국콜마홀딩스 김지희 홍보팀장은 상무대우, 휴온스 김정훈 팀장은 이사대우로 승진했다. 휴젤 유병희 이사도 상무, 그리고 지난 14일 동아제약 인사에서 김용운 실장이 상무보로 승진했다.


국내 제약사에는 과거에는 홍보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임원을 다는 경우가 흔치 않은 일이었으나, 현재는 대부분 업체가 홍보팀을 담당하는 임원을 두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제약계 관계자는 "대외협력을 비롯한 뜻하지 않은 이슈 발생에 따른 위기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의사결정을 할 고위직 인사가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는 만큼 이 분야도 전문성을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향후에도 홍보인들의 약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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