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 3억 연봉 '덫'…의사, 채용 행태 '반감'
파격대우 이면 계약직·법적책임 등 '악조건' 수두룩…"속물 취급 불쾌" 피력
2023.01.16 12:15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최근 3억원이 넘는 연봉에도 의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방 공공의료기관들의 인력난 소식에 정작 의사들은 냉담한 반응이다.


표면적으로는 파격적인 대우인 듯 보이지만 막상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업무범위나 법적책임, 계약조건 등 드러나지 않은 ‘악조건’이 즐비하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마치 의사들이 조건만 지향하고, 지방 무의촌 의료공백을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 호도하는 부분에 분통을 터뜨렸다.


의사들이 가장 반감을 갖는 부분은 지방의료원들 채용 행태다. 대부분의 공공병원들이 제시하고 있는 채용 방식은 1~2년으로 제한된 계약직이다.


계약기간 만료 후에는 근무연장을 장담할 수 없는 구조다. 민간병원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보수에 ‘신분안정’도 보장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그나마 추가 계약은 근무실적을 토대로 재평가를 받아야 하는 만큼 진료실적이 부실하거나 인사권자 등과 마찰을 빚으면 재계약은 기대하기 어렵다.


업무범위는 상상을 초월한다. 채용공고에 명시된 업무는 △외래환자 및 입원환자 진료 △건강상담 등 언뜻보면 상당히 수월해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지방의료원 규모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당초 제시됐던 범위 외에 추가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 다반사다.


야간당직은 물론 응급실과 중환자실까지 맡아야 하는 경우가 즐비하다. 말 그대로 ‘1인 다역’을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최근 채용공고를 낸 한 지방의료원의 업무범위를 보면 ‘기타 채용자가 지정하는 업무’라는 항목이 눈에 띈다.


외래진료나 입원환자 관리 외에도 지자체장이 지정하는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얘기로, 그 실상을 모르고 지원했다가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는 지적이다.


의료사고와 관련한 책임 소재도 의사들의 반감을 키우고 있다. 진료와 당직 등 과도한 업무에 따른 의료사고 위험성이 상존하지만 공공병원 계약직 의사는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 한 지방의료원은 의사 채용공고에 개인사업자등록을 조건으로 내세워 의료계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는 병원 소속이 아닌 병원과 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인 만큼 법적분쟁이 발생하면 해당 의사가 책임져야 함을 의미한다.


의사들은 공공병원들이 제시하는 고액연봉에도 허수가 숨겨져 있다고 지적한다.


세간에 알려진 연봉 3억원의 경우 세금이 적용되기 전 액수로, 40%의 세율이 적용되면 실수령액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민간병원의 경우 병원 측이 해당 세율을 보전해 주거나 여러 항목의 수당을 적용해 제시된 연봉 수준을 맞춰주지만 공공병원은 언감생심이다.


최근 공공병원에 지원한 경험이 있는 의사는 “공고 내용과 너무나 다른 실상에 놀랐다”며 “지자체에서 제시한 부수조건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술회했다.


이어 “작금의 공공병원 채용 행태로는 인력난은 당연한 일”이라며 “공공병원들의 의료인력 채용 행태의 획기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방의료원 35곳 중 26곳이 의사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결원 규모도 5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의사 결원률이 30%를 넘어선 곳도 적잖고,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흉부외과·비뇨기과 등 6대 필수진료과 의사를 모두 채용한 의료원은 8곳에 불과했다.


특히 전국 보건소에 필요한 의사는 모두 245명이지만 현재 53명만 임용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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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죄인 01.18 11:40
    평양감사도 지가 하기 싫으면 관  둬라 ?군솔하지 말고
  • 익명 01.18 00:20
    강원도 모 의료원은 응급실 과장들이 제대로 가르치지도 않고 진료만 보게 시켜서 인턴들 단체로 보이콧 하겠다고 했었다던데 ㅋㅋㅋ

    세상이 어떤세상인데 열정페이도 아니고... 인턴이 일 다하는데... 도대체 무슨 양심으로 월급받아가나 몰라....

    진짜 선배로서 양심이나 있나 모르겠네

    욕먹이는 의사들 따로있고, 그거 커버치려고 이런 기사 열심히 써봐야 현장에선.... 정말 그 역할을 할까...
  • 판다 01.18 00:12
    음... 그래서 주 3일 외래진료하고, 당직인데 전화 안 받고, 환자 입원은 안 시키고.... 병실은 남는데...

    응급실 진료 겸직시키는 의료원이 어디지...?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5명인데도 평일 주말 가릴것 없이 휴가라서 진료 받을 수 없다고 하고....

    분과 많이 해서 무릎 전문이니 무릎아닌 정형외과 진료는 안 받는다고 퇴짜놓고...

    그렇게 3억 5천 받는데.....

    어디 별로 있지도 않은 공공병원 케이스 캐서 과장되게 쓰고...

    서로 아시지 않나요? 민간병원은 당연히 수익 가져와야하니 쉬지도 못하고 후달궈서 못 버티고

    의료원들 가시면서... 대학병원 교수처럼 일하길 바라신거잖아요. 돈은 돈대로 받고 싶고....

    진료과 사진 옆에 며칠 외래진료하고 입원환자 몇명이고 수술건 수 등 다 띄워놓고 연봉도 같이 공개하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인간적으로 당직표 짜놓고 연락 안 받진 맙시다. 최소한 짜증내고 욕하지 마시고요
  • 익명 01.17 23:25
    저런 병원은 폐쇄해야 좋아
  • mm 01.17 14:20
    신청의료원 저기 개인 병원 하던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가서 고생해가면서 직원 근태 고치고 진료범위 넓히고 봉사활동도 하니 로딩 늘어났다고 아래 직원들한테 꼬투리 잡혀서 고발당하고 직위해제 당하고 기본급만 받다가 내쫒긴 곳이쟎아요. 저런 전적 있는 곳에 그 어느 의사가 가겠어요? https://m.medigatenews.com/news/1467941975
  • m3 01.17 14:05
    전형적인 선동성 기사죠. ‘산청 의료원이 3억 6천의 연봉을 제시해도 의사를 못 구하더라.’ 딱 일주일전부터 기사 쏟아지던데요? ㅋㅋㅋㅋㅋ 거기 전임 의사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는 이미 기사까지 나와있는데도 아무도 관심없고, 말그대로 나치 시절처럼 한 마디 선동을 반박하려면 열 배의 반박이 필요한데 그나마도 군중은 이미 관심을 끈 뒤라는 말이 여기 딱 들어맞네
  • 원적산 01.16 20:16
    저는 모 지방공사의료원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일회성 직책)의로 위촉 받고 회의에 갔다가 동일한 보고를 받았다.  병원 당국자를 혼을 내준 일이 있다. 이런 기사가 뜨는 것은 매우 불편하고 기분 나쁘다. 다분히 의도적인 기사다. : 거액을 제공해도 오지 않는 의사들  --> 의사부족이 원인이다---> 의과대학을 신설해야 한다. 지극히 술수가 보이는 기사이며 국민들에게 의사 욕보이기위한 의도적인 내용이다. 이렇게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였는데 의사들이 오지 않는다? 그곳은 의사가 가면 않되는 혹은 갈 수 없는 함정이 있는 곳이다. 어거지로 병원 설립해 놓고 사막위에 달랑 의사 한 명 갖다 놓으면 진료가 되는 줄 아는 천하의 무식한자들의 무지를 들어내는 책동이고 적당한 정치적인 흥정과 접근이 있다는 의미이다.
  • 공무원 01.16 15:31
    공무원들이 만든 잔머리 꼼수에 넘어가는 의사는 바보죠. 세후 급여, 계약기간에 따른 신분보장, 근로기준법에 준하는 주당 근무시간 및 초과근무시 수당, 비고의 사고시 책임범위 등과 같은 조건을 다 숨겨 놓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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