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암, 경부암 환자 추월…조기발견 중요"
김용욱 교수(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2023.05.21 17:31 댓글쓰기

자궁(子宮)은 ‘아기집’이라는 이름처럼 소중한 생명이 잉태되고 자라는 곳이다. 여성의 몸 한가운데 자리하며 한 달에 한 번 마법을 부리는 생리(월경)에도 관여한다.


평상시엔 주먹 정도 크기지만 임신을 하게 되면 평소 부피의 500배인 5L까지 늘어난다.


전체적인 모양은 서양배를 거꾸로 놓은 형태의 역삼각형으로 위쪽 자궁몸통(자궁체부)과 아래쪽 자궁목(자궁경부)으로 나뉜다. 


자궁암은 이 자궁체부와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암을 통칭한다. 자궁체부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궁내막암은 자궁몸통 안쪽 내막에서, 자궁경부암은 질과 연결된 자궁 아랫부분인 자궁경부에서 각각 발생한다. 


우리에게는 자궁경부암이 더 친숙하지만 최근 자궁경부암은 감소하고 있다. 반면 자궁내막암은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서 자궁내막암 환자 수가 자궁경부암을 넘어섰다. 자궁암은 특히 그 어떤 암보다 수술에 따라 생존율과 후유증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자궁경부암 감소, 20세이상 여성 대상 검진 확대 효과


자궁경부암은 최근 20년 새 50%정도 감소했다. 전암 단계에서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자궁경부암은 다른 암에 비해 검진 효과가 큰 암으로 알려진다. 그만큼 백신을 맞고 정기 검진만 잘 받으면 크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자궁경부암은 비정형세포에서 이형성증, 상피내암 및 암(癌)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이 평균 10~15년 정도 소요된다.


따라서 건강한 여성이라면 2년마다 자궁경부 세포검사를 하고, 만약 검진 시 비정형세포가 보이는 등 상태가 좋지 않으면 1년보다 짧은 주기로 검진을 받는게 좋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이 2006년 국내 첫 도입되고 약 17년이 경과하면서 암 발생 감소에 어느 정도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그보다는 2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 세포검사를 국가적으로 시행하면서 암 이전 단계에서 발견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 자궁경부암이 줄어든 더 큰 이유다.


자궁내막암 초기 발견하면 수술로 '완치' 가능


자궁내막암은 자궁 내부를 덮고 있는 자궁내막 세포에서 발생한다.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여성호르몬 불균형과 관련이 많고 비만도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자궁내막암이 생기면 질 출혈이나 질 분비물 이상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생리불순이 심하거나 생리가 아닐 때 혹은 폐경이 됐는데 출혈이 있거나 해서 병원을 찾았다가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초음파검사로 자궁내막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자궁내막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자궁내막암도 초기에 발견하면 수술적 치료로 완치될 가능성이 크다.


간단하게 초음파검사로 병변을 발견할 수 있고 가느다란 기구를 삽입해 자궁내막 조직을 채취하기도 수월해 정기적인 초음파검사를 통해 암 이전 단계에서 발견되는 게 가장 좋다.


수술은 질환 특성 및 의사 경험, 환자 삶의 질까지 고려해서 선택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 모두 치료과정은 비슷하다. 자궁경부암은 자궁 아래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방광을 박리하고 질의 일부까지 절제하는 근치자궁절제술과 함께 주변의 골반 림프절절제술을 시행한다.


반면 자궁내막암은 근치자궁절제술 대신 전자궁절제술을 시행한다. 절제한 다음에는 상태에 따라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배꼽에 작은 구멍 하나만 뚫은 후 시행하는 단일공 복강경수술이나 단일공 로봇수술을 주로 시도해 구멍을 하나만 뚫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고 통증이 적으며 회복도 빠르다.


또 복벽 수술 자리와 장기 사이의 유착도 적어 환자에게 많은 이점이 있다.


치료 결과가 비슷하다면 환자 이득과 삶의 질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보장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히 암인지, 암이 아닌지의 문제 뿐 아니라 절제수술이냐 기능 보존 수술이냐, 개복해야 하는 상태냐, 아니면 최소침습수술을 할 수 있는 상태냐 등으로 접근해야 한다. 


각 수술에 어떤 접근법을 선택하느냐는 질환 특성, 의사의 경험과 술기나 철학, 환자의 삶의 질 등을 종합해서 최적의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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