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전공의 대부분이 올해 상반기에도 수련현장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각종 회유책에도 전공의들은 요지부동인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동안 힘겹게 전공의 빈자리를 채워 온 교수들 이탈현상도 가속화되고 있어 대학병원 진료공백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이 전국 8개 국립대병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2025년 사직 전공의 채용 현황에 따르면 복귀 신청 건수는 극히 저조했다.
먼저 서울대병원은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지난 1월 573명의 레지던트를 모집했지만 지원율은 2.8%(16명 지원)에 불과했다.
이 중 154명을 선발하는 레지던트 1년 차 모집에는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경북대병원의 레지던트 지원율은 3.2%(189명 모집에 6명 지원), 인턴 지원율은 0%(80명 모집)였다.
다른 국립대도 사정은 비슷했다. 경상국립대병원은 인턴 및 레지던트 1년 차 지원율 0%(91명 모집), 전남대병원은 레지던트 0.4%(256명 모집에 1명 지원)·인턴 0%(111명 모집)였다.
전북대병원 레지던트 0%·인턴 3%, 제주대병원 인턴 0%, 충남대병원 레지던트 0.5%·인턴 0%, 충북대병원 레지던트 및 인턴 0% 등 대동소이했다.
강경숙 의원은 “정부의 무리한 의대 증원 추진으로 전공의 모집 미달, 학생 미복귀 등 의료공백과 학사운영 파행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고 내년 의대 증원 규모를 대학에 맡긴다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직 전공의들 복귀가 요원한 상황에서 의과대학 교수들의 사직이 계속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지난해 정년이 아닌데도 사직한 의과대학 교수가 467명으로 집계됐다. 정년퇴직을 포함한 전체 퇴직 의대 교수 3분의 2수준이다. 의정갈등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강경숙 의원에 따르면 전국 39개 의과대학의 퇴직 교원 수는 2022년 563명, 2023년 577명이었으나 지난해 623명으로 늘었다.
특히 정년을 채우지 않고 사직한 교수가 75%(467명)에 달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소폭 감소했지만, 인원은 2022년 299명, 2023년 379명 보다 늘어났다.
지방 의대 사직자가 많았다. 인제의대(72명)에서 가장 많은 교수가 떠났다. 64명이 사직서를 냈고, 정년 퇴임 등이 8명이었다.
이어 한림의대(41명), 을지의대(38명), 연세의대(34명), 서울의대(23명), 순천향의대(21명) 순이었다.
연세대, 서울대는 정년퇴직이 각각 17명, 13명으로 전체 퇴직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의대 증원으로 각 대학이 대거 신규 교수 채용에 나서자 지방의대 교수들이 서울·수도권의 의대로 연쇄 이동하는 사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경숙 의원은 “필수·지역 의료를 살리겠다고 시작한 의료개혁이 오히려 지역의료를 황폐화 시키고 있다”며 “정부는 대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