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동결하겠다고 정부가 제안한 데 대해 의료계는 2026학년도 의대 신입생 '0명 선발'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열린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월례 정기회의에서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026학년도 의대 신입생을 선발하지 말아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날 회의에서 시도의사회장들이 교육부 제안에 대한 의협 입장을 물어보는 과정에서 이 같은 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자리에서는 24·25학번 순차 교육 방안도 거론했다. 25학번은 1년간 일종의 '안식년'을 주고 24학번 진급 후 차례대로 수업을 받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의료계 내에선 2026학년도 신입생 미선발은 물론 지난해 증원된 인원만큼 3년에 걸쳐 신입생 선발 인원을 줄여 정원을 회복하는 방안 등이 다양하게 거론돼 왔다.
그러나 지난 1월 취임한 후 김택우 집행부는 의대 정원 규모에 대해선 입장을 함구해왔다. 대신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만 정부에 줄곧 요구해왔다. 24·25학번을 합친 총 7500여 명 의대생들을 어떻게 교육할지에 대한 방법이다.
교육부가 지난 7일 이달 중 의대생 전원 복귀를 전제로 의대 모집 인원을 동결하는 안(案)을 내놨지만, 의협은 사실상 거부 입장을 피력했다.
이런 와중에 시도의사회장들과 가진 회의에서 김택우 회장이 '내년도 의대 신입생 0명 선발' 발언을 공개 석상에서 언급함에 따라 향후 의대 증원 이슈가 또 한 차례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택우 집행부는 이번 회의에서 여러 대안 중 하나로 거론한 것 일뿐 이라며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시도의사회장 회의에서 김 회장은 내년도 입시에서 의대생을 한 명도 뽑지 말아야 한다는 의협 내 의견도 있다는 걸 전달하려는 것일 뿐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대 정원 규모에 대해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 두 개 학년을 어떻게 교육할지에 대한 대안 없이 내년도 정원을 논의하는 것은 무의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