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단일클론항체 및 기타 약물에 대한 동물실험 의무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오가노이드(Organoid·미니 장기) 기반 실험 모델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신테카바이오, 온코크로스와 같은 국내 바이오텍의 기술력이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FDA는 최근 "단일클론항체 및 기타 약물에 대한 동물실험 요건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의약품 개발 실험에 활용됐던 동물실험은 인공지능(AI) 기반 계산 모델과 실험실에서 만든 인체 장기 모사체(오가노이드)를 활용한 테스트를 이용해 개선되거나 대체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는 미국 의회가 지난 2022년 말 '현대화법 2.0'을 제정하면서 예고됐던 대체동물실험 촉진 조치가 본격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신약 승인을 위한 전임상 단계에서 동물실험은 필수절차로 여겨졌다. 그러나 동물과 인간 생리학적 차이로 인해 동물실험 결과가 인간 대상 임상시험에서 재현되지 않는 경우가 잦았다.
FDA 내부에서도 이로 인한 임상 실패율과 신약 개발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번 발표는 전통적인 신약개발 패러다임에 큰 전환점을 예고하는 조치로, 인간 생체와 유사한 반응을 보여줄 수 있는 오가노이드와 AI 기반 모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FDA가 글로벌 의약품 시장이 기준이 되는 만큼 국내 신약개발 환경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신테카바이오, 이엠앤아이, 온코크로스, 파로스아이바이오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오가노이드 기반 신소재 평가솔루션 '오디세이(ODISEI)'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디세이는 동물실험 없이 인체 특성을 모사하는 기능을 가진 오가노이드를 기반으로 첨단 의약품과 신소재를 평가, 신약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는 최적의 평가 솔루션을 제공한다.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를 통해 미세한 인체 환경을 구현하고 다양한 평가지표를 반영할 수 있어, 기존 시험법으로는 정확한 평가가 어려웠던 질병 치료제의 효능과 기전을 규명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신테카바이오는 AI 기반 신약개발 전주기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이다. 회사는 "앞으로 NAMs 기반 신약개발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테카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딥매처(DeepMatcher)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 선도물질 도출, ADMET(흡수, 분포, 대사, 배설, 독성) 예측, 약동학(PBPK) 모델 활용 등 신약개발 전 과정에 대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엠앤아이 역시 "동물실험 단계적 폐지 발표에 따라 슈뢰딩거 인공지능(AI) 플랫폼 판매 증가가 기대된다고"고 밝혔다.
이엠앤아이는 슈뢰딩거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와 관련 기술을 한국, 중국, 대만, 홍콩 지역에 공급하고 있다.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 주가도 미국 FDA 발표 후 상승세다.
업계 관계자는 "오가노이드와 AI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이 선제적으로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한다면 향후 미국 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