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정문 앞에는 '2000억원 요구하는 세브란스, 송도가 봉이냐?', '세브란스 송도에서 꺼지세요. 맨날 돈만 요구하고 지겹습니다' 등 강한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이 걸렸다.
송도세브란스병원은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내 지상 15층, 지하 3층, 800병상 규모로 건립되는 종합병원이다.
2006년 첫 계획 발표 당시만 해도 2010년 개원을 목표로 했지만, 행정 절차 지연과 인허가 문제, 공사비 인상 등으로 개원 일정이 2026년으로 늦춰졌다.
최근에는 연세대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개원 시기 조정을 요청하면서 2029년으로 연기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문제는 사업비가 폭증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연세대는 당초 8800억 원으로 예상됐던 사업비가 9700억 원 이상으로 불어나자 기존 분양 수익(1000억 원)만으로는 감당이 어렵다며 병원 규모 축소와 수익용지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요구는 송도 주민들의 분노를 촉발시켰다.
한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세브란스는 병원 짓는다 해놓고 돈 얘기만 한다”, “이제 송도 주민을 호구로 보는 건지 대놓고 협박하는 거냐” 등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주민은 “송도 주민은 더 이상 세브란스 농락을 참을 수 없다”며 “병원을 짓겠다는 건지, 땅 장사를 하겠다는 건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번 현수막 설치는 단발성 시위에 그치지 않고 추가 행동으로 번질 조짐도 보인다.
과거 연세대 태도 역시 주민들 불신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세대와 인천시는 2006년 협약을 통해 송도 국제캠퍼스 부지를 조성 원가로 제공하는 대신 대학과 병원을 2010년까지 건립하기로 약속했지만, 병원 건립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심지어 병원 부지를 야구장과 풋살장 등으로 불법 임대해 과징금 23억 원을 부과받은 일도 있었다.
연세대는 송도세브란스병원이 내년까지 준공하지 못하면 병원 부지 매매대금에 대해 연 12~15% 지연손해금을 물어야 한다.
인천경제청은 병원 정상 개원을 위해 2026년 준공을 조건으로 명시했으며, 기한 미이행 시 페널티를 부과할 방침이다.
다만 송도지역 주민과 연수구 의료 인프라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행정적 지원은 할 것이란 번망이 지배적이다.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공사비 증액 등 현실적인 문제를 협의 중이며 사업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불투명한 개원 일정에 주민 반발은 수그러들 기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