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복학을 시도한 일부 학생들이 선배 학생들로부터 족보 차단과 공개 비난 등 조직적인 방해를 받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19일 데일리메디 취재결과, 충남대 의대 재학생들이 참여 중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복귀생을 겨냥한 부적절한 메시지들이 공개돼 논란을 빚고 있다.
본과 3학년으로 추정되는 A씨는 “정도껏 하시죠. 선배들 XX 취급하는 것 좋습니다. 뭐 본인들 힘들고 선배들이 안 도와준 것 같아서 징징거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선을 넘어도 씨게 넘네요”라며 복귀생을 향한 감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이어 “상황 더 X같이 흘러가면 제가 있는 동문과 동아리는 24(학번) 드라이브(족보) 공유하지 말자고 정식으로 건의할 겁니다. 정도껏 하세요. 우리가 조치를 안 하고 있는 거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에요. 동아리도 24 한 학번 정도 비어도 상관없습니다”라며 불이익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A씨는 또 “선배들 정리본, 족보, 해설 그딴 거 하나 없이 24끼리 모여서 한번 잘 해보셔요. 공부 열심히 해보십시오. 학교에서 내려가는 자료? 그거 해설 1도 없는 자료인 것 모르는 거 같은데, 직접 만들고 다 해보세요. 본1, 본2 생활 재밌으시겠네요”라며 조롱성 발언을 이어갔다.
의대 내에서 ‘족보’는 선후배 간 비공식적으로 공유되는 시험 기출문제, 요약 정리본 등을 포함한 자료를 말한다. 출제 경향이 반복되는 의대 시험 특성상 학생들의 성적과 유급 여부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A씨는 “제가 받은 리스트 여기에 풀어야 그때서야 다들 달려오실 건가요? 당신들 리스트가 정말 안 돌릴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한 번 진짜 개싸움해볼까요?”라는 위협성 표현도 서슴치 않았고 본과 1학년으로 보이는 B씨는 “24 톡방 까보면 좋을 것 같다”며 신원 색출 가능성도 시사했다.
채팅방에서 강압적인 분위기가 이어지자 복귀생으로 보이는 참여자들은 “선동하고 진급하고 싶으면 당당하게 하라”, “선동이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악랄하게 괴롭힐 줄은 몰랐다”며 반발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대화 내용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자 누리꾼 사이에서는 학습권 침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누리꾼들은 “족보 안 준다 협박하네”, “의대는 족보 없으면 유급인데 이건 학습권 침해다” 등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경찰은 지난 5일 의대 복귀생에 대한 조직적인 복귀 방해와 온라인 조리돌림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현재 관련 사건 10건을 수사해 2명을 송치하고 5명을 검거했으며, 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결의서 작성 강요, 복귀생 명단 공개 등의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구교윤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