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직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5월 중 추가모집에 나선 가운데 얼마나 많은 전공의들이 진료현장에 복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모집전형 발표 즉시 빅6 수련병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대학병원들이 일제히 접수창구를 가동, 사직 전공의 맞이에 나서면서 수련현장이 다시금 생기를 찾는 모습이다.
인턴 3157명-레지던트 1년차 3349명·상급년차 7950명
보건복지부가 20일 공개한 ‘2025년도 5월 전공의 추가모집 공고’에 따르면 이번 전형에는 인턴 3157명, 레지던트 1년차 3349명, 상급년차 7950명을 모집한다.
총 모집정원은 1만4456명으로 지난해 수련현장을 떠난 전공의들 복귀율이 한자리수에 불과한 만큼 이번 추가모집이 전문의 양성체계 큰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우선 빅6 수련병원들 모집 정원을 살펴보면 인턴의 경우 산하 병원과 통합수련 제도를 시행 중인 가톨릭중앙의료원이 210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서울대병원 152명, 세브란스병원 142명, 서울아산병원 126명, 삼성서울병원과 고려대학교의료원이 각각 95명의 인턴을 선발한다.
레지던트 1년차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이 211명, 세브란스병원 149명, 서울대병원 143명, 고려대학교의료원 132명, 서울아산병원 125명, 삼성서울병원 108명 순이다.
상급년차의 경우 가톨릭중앙의료원 577명, 서울대병원 427명, 세브란스병원 417명, 고려대학교의료원 348명, 서울아산병원 312명, 삼성서울병원 271명의 정원이 배정됐다.
무엇보다 이들 빅6 수련병원의 경우 다른 병원 대비 전공의 복귀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5월 추가모집에 거는 기대감이 큰 분위기다.
실제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이들 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는 총 393명으로 지난해 9월 238명보다 155명 증가했다.
이는 약 65% 증가한 수치로, 병원별로는 서울대병원 103명, 서울성모병원 101명, 삼성서울병원 83명, 세브란스병원 60명, 서울아산병원 46명이다.
전국 수련병원 전체로 보면 인턴 211명, 레지던트 14년 차 1461명 등 총 1672명이 근무 중이다. 이는 지난해 3월 임용 대상자 1만 3531명과 비교해 12.4% 수준이다.
사직 투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도 누적과 의대 증원 동결에 따른 투쟁 동력 약화 등 전반적인 상황이 달라진 만큼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복귀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특히 5월 추가모집에 응하지 않을 경우 내년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없는 3~4년차 전공의들을 중심으로 복귀 행렬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 역시 이번 추가모집에 응시할 경우 6월 1일자로 수련을 개시해도 정상 수련으로 인정하고, 군입대 전공의 복귀 보장 등의 특례를 제시하는 등 수련 정상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반면 앞서 진행된 추가모집 결과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공존한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수련 특례 지원율은 1.4%(모집 대상 7645명 중 104명), 올해 상반기 수련·입영 특례 지원율은 2.2%(9220명 중 199명)에 그친 바 있다.
대학의학회를 통해 정부에 전달된 전공의들의 자체 설문결과에서는 최소 200명 이상이 즉시 복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로 진행된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설문에서는 그보다 많은 2500명의 전공의가 △제대 후 복귀 보장 △5월 복귀 시 3개월(3~5월) 수련 인정 등의 조건부 복귀 의사를 밝혔다.
이러한 조건 없이 복귀하겠다는 전공의도 700∼800명 가량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추가모집을 통한 복귀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전공의들 요구사항 중 하나였던 수련환경 개선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포함한 '강경파' 전공의들도 참여한 가운데 정부와 의료계 논의가 시작됐다.
전공의 근무시간을 주당 80시간에서 72시간으로, 연속 근무시간을 24∼30시간에서 24시간으로 단축하는 시범사업도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