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이 기존 주차동(P동) 증축 공사에 착수했다. 이는 중앙주차장 부지를 중입자 치료시설 건립 부지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주차 공간을 재배치하고 향후 중입자 치료기 도입에 대비한 준비 작업의 일환이다.
병원 측은 중입자 치료시설 설계와 인허가 등 본격적인 추진을 앞두고 단계적인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병원계에 따르면 송파구는 지난 5일 서울아산병원의 주차동 증축 사업에 대한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사업 실시계획'을 인가했다.
서울아산병원 부지 동쪽에 위치한 주차동은 현재 4층 규모로, 이번 증축을 통해 2개 층이 추가돼 총 6층으로 확장된다.
이에 따라 병원의 건축연면적은 기존 63만1156.4㎡에서 64만8894.73㎡로 늘어나며, 주차 가능 대수도 기존 4000여대에서 518대 증가하게 된다. 병원 측은 이 공사를 오는 2028년 1월 31일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주차동 증축은 단순한 주차 공간 확충을 넘어, 중앙주차장을 중입자 치료시설 부지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 단계로 추진되고 있다.
병원은 중앙주차장 부지에 연면적 약 4만880㎡(약 1만2388평) 규모이며 국내에서 가장 큰 중입자 치료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중입자 치료기는 탄소 이온 등 무거운 입자를 활용해 암세포만을 정밀하게 제거하는 최첨단 치료 장비로, 정상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난치성 종양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암 환자 치료의 효율성과 진료 경쟁력을 높여줄 중입자 치료기는 지난해 장비 선정을 완료하고 금년부터 전용 건물 건립을 시작한다"며 "이에 따라 줄어드는 주차면의 확보를 위해 먼저 P동 2개층을 증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병원은 지난 4월 일본 도시바ESS-DK메디칼솔루션 컨소시엄과 계약을 맺고 회전형 치료기 2대, 고정형 치료기 1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중입자 치료기는 2031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병원 관계자는 "중입자 치료시설은 아직 인허가 절차를 시작하지 않은 단계로, 구체적인 층수나 구조는 지자체 인허가가 이뤄진 뒤에야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은 올해 중입자 치료 시설 외에도 병원 전반 진료 환경 개선과 외연 확장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원내 중환자실과 수술실 리모델링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면서 2029년 개원을 목표로 서울아산청라병원 건립을 위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해외에서는 UAE 소화기병원 운영 및 카타르 자문 사업을 지속해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높여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