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의정갈등 여파로 서울대를 포함 빅5 병원이 급격한 경영 악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부문 적자가 5000억원을 넘어서며 대형병원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모습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지아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 등 빅5 병원은 지난해 총 226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111억원 흑자에서 크게 전환된 수치로, 5곳 중 4곳이 적자 전환됐다.
병원별로는 서울대병원 1106억원, 삼성서울병원 525억원, 세브란스병원 447억원, 서울성모병원 193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서울아산병원만 5억원의 소폭 흑자를 기록했다.
장례식장·주차장 등 부대시설 수익을 제외한 의료부문만 따질 경우 적자 규모는 5685억원에 달한다.
병원별 의료손실은 서울대병원 2178억원, 삼성서울병원 1494억원, 세브란스병원 889억원, 서울성모병원 564억원, 서울아산병원 560억원 등이다.
2023년과 비교하면 의료 부문 적자만 5000억원 이상 증가한 셈이다.
이 같은 손실은 의정 갈등으로 인한 전공의 이탈과 진료 차질이 핵심 원인으로 분석된다. 90%를 유지하던 병상 가동률이 일시적으로 50%대까지 하락했고, 입원 및 수술 건수 급감으로 이어졌다.
이에 앞서 2023년에도 빅5 병원은 이미 수익성 악화 조짐을 보이긴 했다. 의료수익 자체는 증가했지만, 인건비·재료비·운영비 등 지출 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의료이익은 오히려 줄어든 상태였다.
결국 2024년 의정갈등까지 겹치며 빅5 병원은 2년 연속 실적 저하를 피하지 못한 셈이다.
국립대병원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전국 17개 국립대병원은 총 558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이 중 분당서울대병원(17억원)과 충남대병원(53억원)만 흑자를 냈다.
경북대병원(796억원), 전남대병원(474억원), 전북대병원(466억원), 부산대병원(462억원) 등 대부분의 국립대병원은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다.
다행히 올해 들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공의 빈자리를 임상강사나 진료지원간호사(PA) 등으로 대체하면서 외래 진료는 의정 갈등 이전의 80~90%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