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재정 안정성과 의료 질 향상을 목표로 추진돼 온 신포괄지불제도 시범사업과 관련해 본사업 전환을 위한 구체적 개편 방안이 제안됐다. 도입 15년만에 전환 논의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핵심은 행위별수가제를 일정 부분 유지하는 병행수가제 형태로 전환하고 정책가산 항목과 평가체계도 의료 질(質)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향이다.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책임자 박은철 교수)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한 ‘신포괄지불제도 시범사업 개편방안 연구’ 최종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현재 90개 기관, 607개 질병군으로 운영되고 있는 시범사업 현황을 분석하고, 향후 제도화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수행됐다.
신포괄수가제를 ‘병행수가제(K-DRG)’ 명칭으로 변경
연구진은 보고서를 통해 신포괄수가제를 ‘병행수가제(K-DRG)’라는 명칭으로 변경하고, 수가 구조를 단순화하는 동시에 기존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와의 통합이 필요하다 제안했다.
특히 포괄수가와 행위별수가를 병합하는 형태의 수가모형 도입으로 제도 직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서는 포괄수가액, 조정계수, 정책가산 등 주요 지불요소를 재설계하고, 복잡한 환자분류체계도 새로운 KDRG 5.x 버전으로 통합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신포괄(1.5버전), 7개 포괄수가제(3.5버전), 행위별수가(4.6버전) 등 서로 다른 KDRG 버전이 혼재돼 있어 행정 효율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즉 제도 복잡성, 정책가산 급격한 확대, 행정부담 증가 등이 현장 운영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연구진은 포괄수가액, 조정계수, 정책계수 등 수가모형을 전면 재설계하고, 질병군 구성과 운영방식도 새롭게 정비한 ‘신포괄 본사업(안)’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일부 병원에만 시범사업이 적용됐지만 개편안이 반영되면 진료비 지불제도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이라며 “7개 포괄수가 통합도 고려해 정책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불 정확성 高질병군 중심 제안
본사업 초기 적용 대상으로는 관상동맥우회술, 척추수술, 갑상선수술 등 지불 정확성이 높은 18개 질병군이 제시됐다.
연구진은 이들 질병군을 중심으로 수가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고, 적정 수가 수준과 기관별 가산율 등을 도출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는 병행수가제를 기존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와 통합해 단일한 묶음지불제도로 전환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다만 일부 질병군에서 의료비 변동성이 크게 나타난 점을 고려해, 관련 분류체계의 개편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연구진은 “지불제도 개편은 현장 수용성과 실현 가능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추진돼야 하며, 본사업 전환은 향후 관계 기관 및 의료계와의 논의,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