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간 보건복지부 공직생활을 수행해온 이기일 1차관이 지난 6월 27일 이임식을 가졌다.
행정고시 37회인 그는 보육정책과장, 보육정책관, 보건의료정책실장,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 2차관, 1차관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
특히 복지부에선 첫 1·2차관 역임 기록도 갖고 있다. 최근 전문기자협외와 만난 이기일 1차관은 자신을 보건의료통으로 표현했다. 가장 의미 있는 업무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국민 생명 살리기에 노력했다는 사실을 꼽았다.
그는 “코로나 대응을 2년10개월을 했는데 모두의 노력 덕분에 국민들이 마스크를 벗게 됐다. 국민께 일상 회복 기회를 드린 그 시간이 뜻 깊었다. 코로나 변이 당시에는 백신이 풀리면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치명률을 보이게 했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업무 관련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는 세가지 일을 언급했다. 먼저 사회적 거리두기를 참아준 국민들과 소상공인들에 감사함을 전했다.
의료인들에도 감사를 표했다. 중환자를 치료하고, 선별진료하고, 격리하고, 재택치료해준 의사와 간호사 모두가 고마움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생활치료센터 보건소 등에서 활동한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신세를 졌다고 했다.
10년 넘도록 업무를 수행하면서 아쉬웠던 정책을 꼽기도 했다. 의료전달체계 개편과 의한일원화 두가지다.
"개인적으로 국가 정책은 70%만 되면 시행해야 한다. 100%는 힘들다"
의료전달체계는 감기는 의원급, 맹장수술은 병원, 뇌질환이나 심장병은 상급종합병원에서 담당하는 일이다. 이 차관은 “거의 논의됐는데 발목을 잡은 것이 ‘병상’이었다. 대형병원이 외래를 줄이기로 했고 의원급은 병상을 줄이기로 했는데 결국 합의가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각해보니 정책은 70%만 되면 시행해야 한다. 100%는 힘들다. 70% 정책은 미비해 보이지만 현장 수용성이 있어 출발할 수 있고 현장 의견을 받아 수정하면 된다. 정책이라는 것은 하고 싶은 것보다 할수 있는 걸 해야하지 않나 싶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의한일원화에 대해선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그는 한의사협회, 의사협회 관계자 등 5명이 사인하고, 2030년까지 의한일원화 하고 학생 배출하고 2년간은 로드맵을 만들기로 했던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여기에는 활동하는 의사, 한의사는 앞으로 어떻게 할지 서로 논의키로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서명 후 그날 다됐다고 여겨 종로 선술집에서 6명이 앉아 축하파티까지 했다.
하지만 한의협에서는 통과하고 체결했는데 의협 내부에서 논의하지 못해 결국 시행되지 않았다. 그게 됐다고 당시 의과대학 정원도 포함됐기 떄문에 지금의 의대정원 조정 문제도 쉬웠을 것으로 봤다.
그는 “의한일원화가 되지 않을 것이라곤 생각치 못했다. 당시가 2018년도니까 2020년까지 커리큘럼을 만들고 3년 준비했다가 2024년부터 학생을 뽑았으면 됐는데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병상총량제도 함께 추진하려 했다. 2018년도에 법이 통과되서 2019년도 병상 총량을 정하고 시도에서 병상 조정하기로 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할 수가 없었다”고 재차 아쉬움을 전했다.
"일 많은 복지부 공무원들 모두 훌륭, 국민 생명‧환자 안전 위해 힘써준 의료계 감사"
후배 공무원들에 대해선 “복지부 공무원들 진짜 고생 많이 한다. 메르스 떄부터 해서 세월호도 있었고 코로나 때도. 우리 직원들 정말 훌륭하다”고 치켜 세웠다.
복지부에 오는 직원들은 어려운 국민을 도우려는 사명감을 가진 이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직원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분담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익명게시판 등을 만들어 운영하기도 했다.
그는 “차관 입장에서는 조직이 조금이라도 더 확대됐으면 한다. 일이 가장 많은 부처가 보건복지부다. 지원 모두가 행복하게 일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보건의약단체에 대해선 “국민 생명과 환자 안전을 위해 함께 해줘서 감사하다”고 재차 고마움을 전했다.
이 차관은 “의료계와 정부의 목표는 같다. 다른 부분은 의료계는 환자 생명을 수호하고 우리는 보호하고 정도다. 어렵고 힘들었던 코로나 당시 의료계와 정부가 하나가 되서 국민 살린 좋은 경험이 있다”고 소회했다.
그는 “향후 어려움이 있더라도 국민을 위하는 마음에서 대화와 소통을 통해 제자리를 찾아가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