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 매우 높아 의료기관 재정비 필요'
김남중 서울대병원 교수 '의료진 피로감 해결하고 중환자 전원 병상 등 확보'
2020.11.13 05:3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해 국내 의료기관 진료현장 재정비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는 최근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주최한 ‘COVID-19 재유행 예측과 효과적 대응’에 관한 공동포럼에서 ‘COVID-19 재유행에 대한 진료현장 대비’에 관해 발표를 진행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국내 코로나19 발생 환자 수치를 보면 초반에 대구를 중심으로 크게 늘었고 최근 수도권에서 다시 크게 늘어 2차 발생처럼 보인다”며 “인구 100만명 당 사망자는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방역전략을 통해 아직까지 상당히 우수한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환자를 직접 돌보는 임상의사로서 체감하기로는 코로나19 확산은 현 상황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며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은 매우 높아 의료기관 진료현장의 재정비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미 지난 3월 대구에서 경험했듯이 코로나19는 특별한 조치 없이 확산을 막지 못하면 환자가 크게 늘고, 이는 증환자 발생 증가로 이어져 결국 사망자가 많아진다”며 “국내 의료기관 진료현장은 중환자실에서 중한 환자들이 생명을 잃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료현장에서 예상되는 어려움을 ▲의료진 심리적 피로도 증가 ▲전염병에 취약한 요양병원 ▲전염병에 취약한 다인실병상 ▲중환자실 병상수 등 크게 4가지로 예측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와 호흡기내과 치료팀은 매일 아침 환자들을 브리핑하고 어떤 치료를 할지 회의를 통해 결정하는데 팀원 대부분이 협조적이고 잘 따라온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최근 국내 의료진을 대상으로 조사한 발표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환자 진료 의료진은 일반인에 비해 우울증 빈도가 3~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훈련된 인원이 없기 때문에 팀원이 우울해하거나 불안감을 느껴도 대안이 없다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증가하는 의료진의 심리적 피로도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감염병에 취약한 우리나라 의료기관 실태로 요양병원과 다인실병상을 지적하며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약 70만명이 입원한 요양병원은 한 방에 6~10명이 입원하고 침대사이 간격이 1m도 되지 않기 때문에 감염병이 퍼지면 대량 화약고가 될 것”이라며 “다인실병상 또한 의료비 절약이라는 강점이 있지만 감염병 예방에는 매우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모든 병원을 2인실로 제한해야 하는 등 대책이 필요한데 비용이 너무 커 정부가 쉽게 결정할 수 없다”며 “당장 해결할 수 없더라도 신종 감염병이 계속 유행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다인실 병상을 1~2인실 병상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중환자실 병상 수 확보의 중요성을 지적하며 상태나 나아진 환자들을 전원할 수 있는 전원 병원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환자실은 숫자가 확보됐다고 모두 사용 가능한 것이 아니다”며 “중환자실 병상이 회전되지 않으면 병상수는 단순한 숫자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중환자는 대부분 동반질환을 앓고 있어 쉽게 전원하기 힘들고 이는 정체현상을 유발한다”며 “중환자실 전원률을 높이기 위해 전원 병상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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