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기간 4년→3년 단축 내과의국 '시끌'
전공의들도 연차별 입장 달라, '현 레지던트 1년·펠로우 상대적 불리'
2016.08.01 06:40 댓글쓰기

내년부터 내과 전공의 수련기간이 기존 4년에서 3년으로 단축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당사자인 일선 수련병원 내과 전공의들의 여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각자 입장이 달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양상이다.

7월 31일 보건복지부는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 내달 9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내과 전공의 수련기간을 2017년 임용되는 전공의부터 현행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해 내과 전공의 수련체계를 일반전문의(General internist)*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기본 전문의 과정’ 3년과 ‘분과별 세부전문의 과정’ 2년 등 총 5년 과정으로 개편하는 방향이다.


이로 인해 전국 수련병원 내과 의국마다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송명제 회장은 “전국 수련병원의 내과대표들이 모인 SNS 채팅방은 그야말로 뜨거웠다”며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빗발쳤다”고 전했다. 

우선 현 레지던트 1년차와 펠로우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수련기간 단축 혜택을 보는 내년도 내과 레지던트 1년차들은 올해 1년차와 함께 기본 전문의 수련과정을 끝내게 된다. 

서울 A대학병원 내과 전공의 김모씨는 “2개년차가 한꺼번에 배출된다는 얘기인데, 결국 그 시기에 내과 전문의들 간 취업 경쟁이 더욱 과열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내과의 수련기간 단축이 전공의 당사자는 물론 병원 안팎에도 상당한 혼란과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김씨는 “병원에서는 의료인력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것인데 그 공백은 어떻게 채울지 의문이다. 결국 남은 전공의나 펠로우(전임의) 업무가 폭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원지역 B대학병원 내과 전공의 조모씨는 “지방병원들이 더 타격을 받을 것 같다. 수련은 지방병원에서 하더라도 펠로우는 서울에서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정부가 전공의 수를 줄이는 마당에 펠로우도 서울로 쏠릴 경우, 지방병원 인력난은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부전문의 과정이 2년으로 늘어나는데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전공의 조씨는 “내과는 향후 펠로우가 결국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코스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내부에서는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 소재 C대학병원 내과 전공의 김모씨는 “기본전문의 과정 4년을 마치고 추후에 세부전문의를 취득하려 했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4+1체제일 때는 1년만 하면 됐던 것인데, 전공의 4년을 해놓고 또 2년을 더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억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련교육의 내실화가 핵심임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경상도 소재 D대학병원 내과 전공의 이모씨는 "수련기간 동안 우리가 무엇을 배웠는지, 수련 후 우리가 1차의료에서 전문성있는 의사로서의 가치를 더 높게 인정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다. 각 년차의 구체적인 교육 커리큘럼과 플랜도 없이 갑자기 수련기간을 단축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물론, 수련기간 단축을 환영하는 의견도 있었다.
 

내과를 지원할 계획인 의대생 정 모씨는 “대학병원 교수로 남을 수 있는 기회는 사실상 적지 않느냐. 대부분 개원가로 갈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타 전공과목에 비해 1년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기권 수련병원 신 모 교수는 "내과 지원 당사자들마다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다고 본다. 과연 내과의 수련기간 단축이 약(藥)이 될지 독(毒)이 될지는 좀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과의 수련기간 단축은 분명 타 전공과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정정의학과 역시 수련기간이 3년인데 타 과에 비해 수련기간이 적어 지원하는 사람들도 있다. 내과 3년제 도입으로 가정의학과의 전공의 수급에도 여파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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