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료 필수인력인 공중보건의사 필요성은 나날이 대두되고 있으나 열악한 처우 탓에 지원율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습니다. 의료취약지 근무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공보의 처우 개선을 이루겠습니다."
최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선거에서 당선된 이성환 신임회장[사진]이 밝힌 포부다.
이성환 회장은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실시된 제38대 회장단 선거에서 이강인 부회장과 단독 출마해 선출됐다.
이번 선거는 전체 유권자 1260명 중 327명이 참여했으며, 이 회장단은 총 309표를 득표해 당선됐다.
"현역병보다 2배나 긴 복무기간 단축 절실, 열악한 처우 개선에 모든 회무 집중""
오는 3월 1일 정식 취임하는 이 회장은 갈수록 짙어지는 공보의 기피현상 심각성을 언급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복무기간 단축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의사들이 근무를 기피하는 농어촌이나 섬지역 등은 상당 부분을 공보의에 의존하고 있지만 많은 지역이 공보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김원의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8월 기준 공보의 수(의과)는 1432명으로, 10년 전 보다 979명 줄었다. 같은 기간 신규 공보의도 851명에서 절반이 넘는 402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복무기간이 18개월인 현역에 비해 2배에 달하는 36개월인 공보의가 실익이 없다는 인식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보의 감소로 전국 공보의가 필요한 의료취약지 보건(지)소도 부족해지고 있다.
2023년 8월 기준으로 의과 공보의가 없는 보건소는 344개소(보건소 7개소, 보건지소 337개소)로, 이 중 19개소는 의과진료를 운영조차 못 하고 있다.
이 회장은 "한 명의 공보의가 2개 혹은 3개의 지소를 순회하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고 많은 공보의가 과중한 업무로 번아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의료 필수인력인 공보의를 파견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36개월이라는 긴 복무기간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개선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보의 민원창구 확대 등 네트워크 활성화"
이 회장은 최근 공보의 처우를 개선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소식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앞서 국회는 지난 1일 제412회 제2차 본회의에서 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대표발의한 '농어촌 등 보건의료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정부는 공보의 공급·의료취약지 배치 현황과 근무여건·처우·만족도 등을 3년마다 실태조사해서 그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
이를 두고 이 회장은 "공보의 처우 개선을 위한 진일보한 법안이라고 생각하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로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공보의 직역에는 의사와 치과의사, 한의사가 묶여 있는데 각 직역이 가지고 있는 문제도 다르고 해결하는 방식도 다르다"며 "이를 명확하게 구분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보의 임금 및 수당 인상도 시급한 현안으로 삼았다.
군인이라는 신분적 한계로 의견 개진이 어려운 공보의를 위한 민원 창구도 대폭 확대한다.
이성환 회장은 "공보의로 근무하다 보면 부당하다고 느끼는 일을 겪는데 이러한 민원을 처리하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다"며 "협의회가 앞장서 민원처리등 공보의 권익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공보의 진로 설정을 위한 전공박람회 등 다양한 네트워크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고된 업무에도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의료취약지에서 활동하는 공보의가 많다"며 "공보의 문제 개선에 앞장서 효능감 있는 단체가 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