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은 인기과, 대우는 홀대과 전락 '정형외과'"
정홍근 대한정형외과학회 이사장
2022.11.07 05:37 댓글쓰기

"바람 앞 등불 신세." 흔히 인기과로 통하지만 의료현장에서는 홀대받는 국내 정형외과 현실은 이 한 마디로 축약된다. 근골격계 질환자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정형외과는 환자를 치료할수록 적자를 보는 기형적인 구조 문제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달 대한정형외과학회 이사장으로 취임한 정홍근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정형외과 현실에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정 이사장은 십 수년째 변함 없는 저수가로 설 자리를 잃어가는 정형외과 실태를 지적하며 불합리한 급여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잘 나가는 정형외과 옛말, 저수가·불합리 급여 개선" 


정홍근 이사장은 이른바 "잘 나가는 정형외과는 옛말"이라고 토로했다. 


매년 전공의 모집에서 지원자가 몰리며 언뜻 보면 위상이 높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만성적 저수가로 진료환경이 열악해지면서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인기과'라는 인식에 수가 인상 수준이 외부 변화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고령화 등으로 정형외과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술기법, 첨단 장비와 재료가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수가 상승은 답보 상태다. 


여기에 영상검사 등 비급여 진료가 급여화로 전환되면서 정형외과는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도 없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타과에 비해 수익률도 저조하다.


앞서 정형외과학회는 2019년 ABC 갤럽에 연구를 의뢰해 정형외과 수술 원가 분석을 실시한 바 있다. 정형외과 관련 수술행위는 437개이며, 처치 및 기능검사는 43개 행위가 등재돼 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환자당 수술수익 중 재료수익 비중이 정형외과는 50~60%로 타 외과계열의 30~40%에 비해 높다. 반면 자원 소모 대비 수술행위 수익은 정형외과가 0.4~0.8배 낮았다.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병원에서도 투자를 축소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그는 "저수가와 불합리한 급여기준은 정형외과 투자 축소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국민 피해를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실에서 증명하듯 개원가에서는 수술을 기피하고 검사만 하는 현상도 짙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홍근 이사장은 "이대로 가면 전공의 수련 문제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수가 현실화와 산정불가 치료제에 대한 실제 가격이 보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임기 동안 법률 자문팀을 구성해 정부와 활발한 전략적 교류를 최대 중점과제로 삼고 추진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저수가로 인한 정형외과 전문의들의 수술 기피와 전반적 질적 황폐화 및 이에 따른 전국민 피해 역시 심도 있게 논의해서 해결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정형외과 진료영역 침범 심각, 강경 대응"


정홍근 이사장은 타 전문과목의 정형외과 진료 영역 침범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현재 정형외과 진료 영역을 침범하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생존 문제로 받아 들이고 다방면으로 대처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외적으로 비전문가들의 정형외과 영역 침범에 대해 엄격하고 구체적인 법률적 대응을 하겠단 입장이다.


학회 차원에서 공식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정형외과 영역에 대한 전국민 홍보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기업 임상술기센터와 협력해 전공의들 임상 술기 교육을 활성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형외과 위상을 다시 찾겠다는 목표다.


그는 "지난 집행부가 시행한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필요한 부분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고 학회 발전에 기여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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