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반발감 커지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의협·지역의사회 '정부 지원 필수' 촉구
2019.03.11 12:2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정부의 병·의원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추진에 대해 의료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예산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스프링클러는 지난 2017년 ‘화재 예방, 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6층 이상 모든 건물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법안 개정으로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되도록 법안이 소급적용된 것은 요양병원과 노유자 시설 뿐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다중이용시설 및 병·의원에 대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방안을 소급적용하려고 하고 있어 의료계가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복지부는 지난달 소방청, 중소기업벤처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와의 간담회에서 농어촌 및 중소도시 지역 스프링클러미설치 100병상 이하 병원에 설치비 지원 예산 확보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소요될 예산은 85억원 가량으로 전체 1066개소 중 45.7%인 488개소에 대한 재정지원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스프링클러 설치에 대한 의료기관 자부담은 40% 가량 되는데, 여기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은 의료기관도 3년 내 설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의협은 “600㎡ 이상 면적 병원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600㎡ 미만에는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게 하더니 기존 의료기관까지 소급적용하는 것은 영세 의료기관에서 감당하기 힘들다”며 “설치 공사를 진행하더라도 의료기관에서 진료가 불가하게 돼 입원환자의 퇴원은 물론 의료기관 폐쇄도 검토해야 할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는 불가하며 간이스프링클러 설치로 하되 설치 비용에 따른 병상 간격 확보와 진료공백에 따른 손실 비용을 100% 이상 보전해야 한다”며 “여기에 설치 유예기간을 최소 10년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의사회도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에 반발하며, 국가의 재정 지원을 촉구했다.
 

전라남도의사회는 “소급 입법은 위헌 소지가 다분하나 준공공재적 성격을 가진 의료 특성상 부득불 수용할 용의도 있다”며 “하지만 정부는 설치비용 전액을 지원하고 설치기간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전액 보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도의사회는 “스프링클러 오작동으로 인한 고가의 장비 검사 손상 방지를 위해 진료실이나 입원실로 설치 범위를 제한하고 오작동 관련 화재보험 특약금액을 개정해야 한다”며 “이러한 조건을 수용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개정안을 강행하려고 한다면 지역중소병원에 더 무거운 짐을 지우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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