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김민수 기자] 인구 고령화,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인해 국내 전립선암 환자는 최근 10년 간 2배 이상 급격하게 증가했다. 국내 남성암 중에서는 환자 수가 네 번째로 많다.
전립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하면 암이 뼈로 전이돼 치료가 힘들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이 최근 영상 융합 기술로 전립선암을 더욱 정확하게 진단해내는 장비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전립선센터는 경직장 전립선 초음파 영상과 전립선 자기공명영상(MRI)을 실시간으로 융합해 3차원 이미지로 만들어내는 ‘아르테미스’(Artemis)를 도입했다고 20일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아르테미스를 활용할 경우 의사가 정밀한 고화질 3차원 이미지를 보면서 전립선 조직 검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암세포 조직 채취가 가능하다.
그동안 전립선암을 진단할 때 먼저 직장 수지검사, 전립선특이항원(PSA) 혈액 검사를 시행하고, 전립선암이 의심되면 최종적으로 경직장 전립선 초음파를 보면서 조직 검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초음파만을 이용하다보니 암세포가 있는 정확한 위치보다는 전립선암이 흔히 발생하는 부위에 조직 검사를 시행할 수밖에 없어 암을 놓칠 가능성이 있었다.
따라서 최근에는 조직 검사 전에 촬영한 전립선 MRI 영상을 참고하면서 초음파 검사를 실시해 전립선암이 의심되는 병변을 조직 검사하는 방식이 실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연구 논문들에 따르면 MRI 기반의 전립선 표적 조직 검사의 전립선암 진단 정확도는 기존의 조직 검사 방법보다 최대 95%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존 방법은 의사가 2차원 이미지들을 머리 속에서 중첩시키기 때문에 조직 검사 정확도를 더욱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기존 방법과 비교했을 때 아르테미스는 의사가 전립선 조직 검사를 위해 경직장 전립선 초음파를 실시할 때 미리 촬영한 MRI 영상을 실시간으로 융합시켜 3차원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의사는 3차원 이미지를 보면서 조직 검사 위치와 깊이를 정확하게 결정해 전립선 조직을 채취할 수 있다.
환자가 조직 검사 중에 조금씩 움직이는 것에 대비한 내비게이션 기능을 탑재해 실시간으로 전립선 위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서울아산병원 정인갑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으로 진단되면 다른 암종과 마찬가지로 악성도와 병기를 정확하게 진단해 환자 개개인에 따라 맞춤형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실시간으로 MRI와 초음파 영상을 융합하는 아르테미스 진단 장비를 활용하면 전립선암 진단 정확도를 극대화해 치료 성공률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아산병원 홍준혁 전립선센터 소장(비뇨의학과)은 “최근 국내에서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전립선암은 조기에 정확히 진단받고 치료하면 완치가 충분히 가능한 암”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립선암 조기 진단을 위해 50세 이상 성인 남성은 우선 주기적으로 전립선특이항원 혈액 검사와 직장 수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