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인권보호 등 간호대 발전 방향 적극 모색'
김도건 전국간호대학생협회 TF추진위원장(서울대학교 간호학과)
2018.10.08 05:5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최근 SNS를 통해 모 대학 간호학과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관장실습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알려져 사회적으로 충격을 안겼다. 다수의 간호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익명 공간에 관장실습, L-tube 삽입 등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고 털어놨다. 이런 상황에서 기본 인권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단체가 등장했다. 바로 전국간호대학생협회(이하 간대협)이다. 기존 간호대생을 대표하던 전국간호대학생연합에 내부 사정이 생기면서 지난 9월 29일 간대협이 출범했다. 데일리메디는 간대협 김도건 TF추진위원장[사진]을 만나 관장실습 논란과 이에 대한 간대협의 대응, 향후 간대협의 활동 계획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Q. SNS를 통해 관장실습을 했다는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폭로가 쏟아지면서 논란이 됐다. 관장실습을 시행한다는 이야기를 타 간호대생들로부터 들어본 적이 있는지.
- 이번 일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이같은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흔한 경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 뉴스로 접하고도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믿기가 어려울 정도다. 사람 인권은 기본권이다. 기본권도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진행되는 실습은 시대착오적이고 벌어져서는 안 되는 일이다. 전국에 간호대가 있는 대학교가 203개인데 그 중 7~8개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다고 들었다. 높은 비율은 아니지만 반드시 근절해야 할 사안이다.
 

Q. 기본권도 보호하지 못하는 관장 실습이 행해졌는데도 SNS에 글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없었다. 이제까지 문제제기가 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말도 안 되는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보수적인 특성이 지방대에서 특히 심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간호학과의 특성상 재학생의 대부분이 간호사가 된다. 지방의 경우에는 앞으로 대학생활과 추후 취업 추천까지 교수의 손에 달린 곳이 많다. 지금 저 교수님께 잘 못보이면 앞으로 생활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부당한 지시도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소하게는 지방 간호대의 경우 실습을 나갈 때도 좋은 병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교수 입김이 작용한다. 나의 미래를 결정할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교수 지시가 잘못된 것임을 알아도 따라왔고 쉬쉬해왔던 것으로 생각된다.


Q. 관장실습 외에도 외모지상주의적 발언이 남발됐다는 이미지메이킹 수업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같이 인권침해 교육이나 실습이 상당수 이뤄지는 것 같다
- 앞서 말한 이유처럼 교수의 권한이 절대적이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부당한 지시를 받고 강요당해도 학생들이 따를 수밖에 없다. 관장실습의 경우에는 명백하게 문제가 되는 사안이지만 그 외에 간호학과 내 문제는 말로 다 하지 못할 정도로 많다. 이번에 관장실습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파장이 커지면서 간호학과가 관심을 많이 받게 됐다. 이를 기회 삼아 조금이라도 간호대의 교육이 변화하게 되면 좋겠다.

"불합리한 실습 포함 관행 개선해 간호대 교육 변화 기대"
"2019년 2월 1기 집행부 정식 출범 예정"
"논란 커진 관장실습 관련 실태조사 진행하고 실명 공개 검토"
"실습환경 개선 등 학생단체로써 중추적 역할 확대"


Q. 협회가 9월 29일 설립됐다. 이번 사안 해결을 위해 설립된 것인가
- 그렇지는 않다. 기존에 전국간호대학생연합이라는 단체가 있었는데 내부 사정으로 새로운 단체를 만들게 됐다. 의결된 지는 몇 달 됐다. 9월 29일 추진회의를 하면서 내부에서 추진위원장 등을 선출했다. 간호대에서 한 해 마지막 행사가 국가고시이기 때문에 국시까지는 지금 형태로 운영되고 이후 시험이 끝나는 대로 선거를 실시해 내년 2월초 1기가 정식출범하게 될 것 같다. 그전까지는 TF운영위원장, 부위원장 등을 중심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Q. 관장실습 사태에 대해 간대협은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는지
-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누구도 나서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모두가 문제라고 하지만 누구도 이를 고쳐야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우리가 아니면 말을 꺼낼 사람이 없다. 협회는 200개 넘는 대학의 간호학과 대표가 소속돼있다. 소속 대학 학생들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단체인 것이다. 이번 관장실습 사태와 관련해서는 먼저 실태조사를 진행하려 한다. 현재 단체메시지로 각 학교 간호학과 대표들에게 링크를 전달했다. 간호대 학생들의 익명성을 보장하면서 관장실습을 했는지 여부를 묻고 있다. 양적, 질적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Q. 실태조사를 통한 자료수집 이후 계획은 있는지
-관장실습의 경우에는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된 사건이라 시의성 있는 문제다. 따라서 협회는 빠른 시일 내 실태조사를 해서 대응하고 해결책을 마련하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이런 엽기적인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실태조사를 통해 관장실습이 이뤄졌다는 응답이 나온 학교, 교수에 대해서는 재학생들의 동의를 얻어 실명공개를 요구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해 논의 중이다. 관장 뿐 아니라 L-tube 등에 대한 언급도 나왔던 만큼 최대한 폭넓게 의견을 들어보고 논의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기본적으로는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문제가 근절되고 재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제로 삼으려 한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간호대 학생들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는 선에서 성명서를 낼 것이다.


Q. 관장실습 사건을 제외하고 앞으로 간대협 활동 계획은

-역사를 바꿔왔던 것은 항상 학생들이었다. 이번 관장실습 사건을 제외하더라도 간호대 학생으로서 오랫동안 문제의식을 가져왔다. 학생들 목소리가 무서운 법이다. 간호대생들이 미래 더 좋은 의료인이 되기 위해 실습환경이 개선돼야 한다. 간대협은 앞으로 적극적으로 간호대생들을 위해 이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낼 것이다. 간무협, 의대협과도 협조할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본다. 간호대 학생들은 대부분이 간호사가 된다는 점에서 간호사 인권까지도 간대협이 이야기할 부분이 있다. 어디까지나 본질이 학생단체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부분은 지양하되 최대한 폭넓은 역할을 수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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