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 데이터 확보 위해 학계 등 유기적 연결, 시너지 창출 최선'
이영성 대한의료정보학회 이사장
2019.11.11 05:42 댓글쓰기

올해로 창립 32주년을 맞은 대한의료정보학회 창립멤버인 이영성 前 한국보건의료원구원(NECA) 원장이 본가(本家)로 돌아왔다. 11월 1일자로 이사장 임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그는 앞으로 학회가 의료정보학계의 각 전문가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신임 이사장으로서의 계획과 함께 그는 NECA 원장 임기 당시 의료계에서 이슈가 됐던 한의학 ‘경혈 두드리기’ 신의료기술 등재와 직원 외유성 출장 논란에 대해서도 소회를 전했다. [편집자주]
 

최근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데일리메디와 만난 이영성[사진] 대한의료정보학회 이사장은 “의료정보학회가 발족한지 30년이 넘었지만, 그간 정부정책 지원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의료정책 전문가로서 정책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이사장 임기 동안의 주된 목표”라고 말했다.


의료정보 연구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받기 위해선 양질의 시범사업 데이터가 축적돼야 한다. 이를 위해 학계의 유기적인 연구 환경이 우선 선행돼야 한다고 이 이사장은 설명했다.


“의료데이터 연구는 정부기관과 병원, 연구자 간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각 기관 입장을 조율해 실력 있는 연구자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사장으로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그는 말했다.


예를 들어, 양질의 데이터가 축적돼 있는 질병관리본부의 국립의과학지식센터와 최근 의료정보 관리를 위한 방법론으로 각광받고 있는 CDM 전문가가 함께 협업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그동안 의료정보 학계에 있으면서 느낀 바는 각 실험실에서 일방향적인 연구가 주로 이뤄지고 있던 것”이라며 “수월성(Excellency)을 가진 개인이나 조직들이 엮는다면 우리나라 의료 데이터 연구계는 지금보다도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정보학계에서의 오랜 이력이 학회의 네트워킹 역할을 강화하는데 보탬이 될 거라 자신했다.


또 이렇게 연결된 연구자들이 정부 시범사업을 원활하게 수급할 수 있도록 사업 기획과정에서부터 적극 조언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네트워킹에서 나아가 ‘코디네이터’ 역할까지 하겠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이 이사장은 NECA 원장으로 부임하기 직전까지 충북대학교에서 의학연구분야 검색 플랫폼 ‘메드릭(medric)’을 구축하는 사업을 25년이 넘게 수행했다.


NECA 원장 역임 시절에는 총 8년간 정부지원자금 1840억원이 투입되는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을 성사시켰다. 현재 NECA에는 해당 사업과 관련한 사무국이 운영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지난 10월 국가가 주도하는 ‘빅데이터 플랫폼 및 센터’ 출범식이 있었다. 건강보험심사평과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가진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연구자들이 있는데 이 연결작업을 NECA가 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법과 표준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공기관이 가진 데이터를 연구자들이 더 잘 활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정책적, 법적 인프라 구성을 앞으로 의료정보학회가 주도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의료기술평가 공정성·직원 외유성 출장 논란 관련 “심사 과정 정당, 국감 지적 아쉬움”


이 이사장의 NECA 원장 임기 말년은 다사다난했다. 한의학의 ‘감정자유기법’이 신의료기술로 등재되자 의료계에선 ‘맘모톰 시술’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10월 맘모톰 시술도 신의료기술로 인정되며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경혈 두드리기 신의료기술 등재 심사 과정 자체에 대한 공정성 논란은 일각에서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은 “NECA는 의료기술평가기관에서는 세계적인 역량을 가진 기구가 맞다”며 “감정자유기법과 맘모톰 시술 두 경우에서 NECA는 충분히 적절한 제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정자유기법의 경우 예전에 심사에서 탈락했을 당시에는 우울증을 포함해 폭넓은 증상에 효과가 있다며 신청했었는데, 이번 심사에서는 특정 질환(외상 후 스트레스)에만 효과가 있다고 범위를 좁혀왔다”며 “관련 논문을 검토한 결과 등재가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감정자유기법이 신의료기술로 등재되는데 제출했던 논문의 양과 질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신의료기술 평가의 기본 방침은 논문의 양이 아닌 질”이라며 “감정자유기법의 경우 단 2편의 관련 논문이 제출됐고, 이 논문들은 해당 치료법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데 충분한 퀄리티를 갖고 있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맘모톰 시술의 경우 이번에 리얼월드데이터(RWD) 자료를 제출받아 검토했고 추가 인정했다. 앞으로는 검증 과정뿐만 아니라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사용된 데이터의 질에 관한 것도 (신의료기술 평가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았던 NECA 직원들의 외유성 출장 논란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했다. 장성숙 의원(비례대표)는 지난 국감에서 “NECA 소속 부서장이 업무와 관련 없는해외 출장과 행사에 다녀오는 등 수차례 개인일정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도 NECA가 보건복지부로부터 부적정한 임직원 외부활동 및 해외출장으로 처분요구를 받았다며 ‘방만운영’을 질타했다.


이 이사장은 “NECA는 지난해 국감부터 외유성 출장에 대한 지적을 받아왔었는데, 일정에 맞게 소명자료를 제출하고 있다”며 “이번 부서장 해외출장의 경우 직함이 ‘informal consultant’라는 명칭인 점에서 문제가 됐는데, 직함 상의 문제였을 뿐 의료기술평가기관 전문가로서 마땅한 행사에 참가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외유성 출장 건은 내부 제보에서 비롯된 것으로 안다. 내부에서도 오해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이런 지적들을 바탕으로 NECA가 더 발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2018년 이후 ‘반부패·청렴 정책 추진 현황 공유’ 등 내부 윤리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정감사장에서는 발언시간의 문제로 현장에서 제대로 소명할 수 없는 측면이 있는데, 연구윤리위반 문제 등 사실확인이 되지 않은 지적만 나오고 이에 대한 해명의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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