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코로나19 확진자 치료하는 의사 고충
김동현 교수(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2020.12.07 05:2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코로나19 유행이 길어짐에 따라 매일같이 발생하는 확진자 숫자에 조금씩 무감각해지는 요즘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확진자를 치료하는 의료진들에게는 환자 한 명, 한 명이 늘어날 때마다 엄청난 부담을 지고 있다. 특히 고령의 중증 환자와는 달리 가이드라인이 부족한 소아 확진자들을 치료하는 의사들의 고충이 크다.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동현 교수는 국내에 몇 안되는 코로나19 소아 감염자를 돌보고 있는 소아감염분과 전문의다. 아이들은 감염에 가장 취약하면서도 코로나19 국면에서 조명받지 못하는 존재기도 하다. 그들을 돌보는 의사 또한 마찬가지다. 데일리메디가 최근 김동현 교수를 만나 소아 환자 치료 어려움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소아 코로나19 확진 환자 현황은 어떤지
올해 일 년 중 현재가 가장 심각하다. 소아 확진자 또한 전체적인 유행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최근 폭발적인 증가를 보이고 있어 우려가 된다. 지난 3월 대구지역 유행시에는 전국적 영향은 없었다. 이태원 클럽발 사태 때도 마찬가지였고, 반면 8월 광복절 집회 때는 확진자들이 가족에게 전파시키는 사례가 좀 있지 않았나 추정된다. 확진자를 진료하다 보니 변화를 몸으로 체감 중이다. 전국적으로 소아 확진자를 치료하는 병원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 인천 지역의 경우 우리 병원이 유일하다. 인천의료원은 어르신들과 성인 경증 환자로 가득 차 있어 소아 환자를 수용하기 어렵다. 수개월 남짓한 아기들이 확진될 경우는 생활치료센터에 보낼 수도 없는 실정이다. 
 
Q. 소아 확진자를 돌보는 경우 어려움은
소아 환자 치료에는 많은 감정적, 의학적 고려가 필요하다. 이에 따른 인력 소모를 완화하고 병동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라도 치료 가이드라인이 정교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발생률 자체는 전체 확진자의 5% 남짓이지만 우려되는 것이 무증상인 아이들이다. 코로나19 진단을 받을 당시 증상을 보인 소아 확진자는 10%도 안된다. 때문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방역 정책을 펼칠 때 증상을 기반으로 하게 되면 많은 환자를 놓칠 수 있다.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치료가 쉬운 것도 아니다. 소아 환자는 질병의 중증도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성인들처럼 인공호흡기를 달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무시당해서는 안 된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깥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 격리병동에서는 어마어마하게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병동 침대에서 뛰다가 낙상한 아이와 격리 병동에서 낙상한 아이를 진단하는 것은 천지 차이다. CT같은 검사 장비를 사용한 뒤에는 하루종일 소독을 해야 하고, 이동할 때도 음압 카트가 필요하다. 아이들은 밥을 제대로 먹이는 것조차 쉽지 않다. 너무 어려서 병동에 장기간 격리돼야 하는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 본인에게도 힘든 일이다. 
보호자 문제도 있다. 내 입장에서는 보호자가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확진된 아이를 치료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다. 보호자 분들이 ‘저 한 명을 위해 이렇게까지 해 주셔도 되느냐’고 반문할 정도로 신경쓰고 있다. 그 덕택인지 지금까지 소아 확진자를 통해 추가로 감염된 보호자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여튼 이런 다양한 상황을 모두 고려해야 하다 보니 의사인 나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간호사들과 전공의도 힘들 수밖에 없는데 잘 알려지지 않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무증상 아이 많기 때문에 증상 기반 방역대책 실시 주의"
"소아 코로나19 환자 치료에는 정말 디테일한 서비스 제공, 보호자 감염도 특히 신경"
"백신은 고령층에 먼저 투여하고 나서 안전성 등 확인 후 소아 접종 좋을 듯"

Q.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아이들이 먼저 맞는 것이 좋은가
현재 백신 접종은 일반적인 예방을 넘어 방역 차원에 목적이 있기 때문에 고연령층 등 고위험군에게 먼저 대량으로 이뤄져야 한다. 소아의 경우는 안전성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소아백신 우선순위 여부는 아무리 제가 전문의라 해도 단정은 어렵다. 다만 이런 측면은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 코로나19 국면에서 백신이란 환자 한 명, 한 명의 예방에서 나아가 국가 전체의 방역을 위한 것이다. 확진 후 사망 혹은 중증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것은 거의 80대 이상 노년층이다. 이들에게 먼저 접종이 이뤄지면 그 효과는 자연스럽게 사회 전체의 감염 확산 방지로 실현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소아에게도 도움이 된다.
소아에 직접 접종은 안전성 시험도 요구되는 문제다. 현재 임상시험 하에 입증하는 것은 효능(efficacy)이며 백신 접종 후 실제 성능은 효과(effectiveness)다. 이것이 국가 방역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영향(impact)으로 구분할 수 있다. 효능과 효과는 엄연히 다른 학술 용어다. 즉, 코로나19 백신은 효능을 검증 중이며 효과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하겠다. 다만 최근 백신 효능에 대한 강력한 연구 성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있다.
 
Q. 최근 IDSA(미국감염병학회)로부터 감사 서신을 받았다고
IDSA는 감염의학을 연구하는 임상의사 및 소아감염 전문의, 미생물학 전문가 등이 포함돼 있다. 매해 미국에서 ID위크라고 부르는 학술대회도 개최한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유행을 함께 극복하고 있는 데 대한 격려와 감사 메시지가 학회 차원에서 나뿐만 아니라 전체 회원들에게 뱃지와 함께 전달된 것이다. 알아주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전세계 감염 전문가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연대감이 느껴져서 개인적으로 의미가 컸다.
 
Q. 코로나19 관련 논문을 꾸준히 발표한 것으로 아는데
올해 병원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 보니 완료한 논문이 늘어났던 것 같다. 학회와 함께 가장 대규모로 진행했던 것이 소아 환자 코호트 연구인데 현재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빅데이터 연구도 함께 하고 있다. 치료 과정에서 실제 의사들이 어떤 약을 처방했는지를 보면 환자에 대한 연구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은 11~15세 연령의 확진자의 경우 증상이 가장 경미하다는 것이다. 별도의 약을 처방하지 않아도 증상이 개선된 사례도 있다. 반면 16세부터는 성인 치료 과정과 거의 유사하다. 이처럼 연령대에 따른 증상 및 치료 과정 차이도 관심의 대상이다. 소아 코로나19 확진자들의 특수성이 더 많이 알려지고 아이들을 위한 치료 대응책 도 늘어났으면 좋겠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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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서 10.27 13:40
    소아 환자 치료가 정말 힘들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요즘 예민한 코로나 19 소아 환자라니.

    신경도 많이 쓰이시고 더 힘드실 것 같아요..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노력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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