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등 만성질환, 경증-중증 나누기 아닌 시스템 필요'
윤건호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
2021.01.14 11:0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효과적 관리를 위해선 ‘환자 나누기’보다는 대학병원은 ‘연구‧교육’, 개원가는 ‘진료‧상담’을 위한 협업체계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당뇨병학회 윤건호 이사장(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은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진료과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에서의 방향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윤 이사장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주요 내용 중 하나가 환자 교육 후 모니터링과 코칭”이라며 “개원가 반대가 극심한 처방전 발급은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재정당국에선 비대면진료가 도입될 경우 처방전 수가를 줄이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개원의들은 갑자기 받는 돈이 절반, 아니 그 이하로 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이다.
 
시범사업이 1년 이상 지속되고 있지만 이에 대해선 누구도 언급치 않고 있다. 섣불리 접근해선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비대면 진료 처방의 경우 어디서 하겠다는 것인지도 불분명한 실정이다. 
 
윤 이사장은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회사가 설립돼 의사 2~3명 앉혀 놓고 처방전을 날릴 순 없지 않겠느냐”면서 “이 같은 생각으로 해당 논의 또는 사업이 지연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윤 이사장은 교육과 함께 진료시스템, 의약품 도입 컨설팅 등 만성질환 관리에서의 대학병원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당뇨병을 포함한 만성질환관리 핵심은 대학병원이라는 교육기관과 일차의료기관이라는 환자와의 접점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두 기관 간 협업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동시에 “이 과정에서 선을 그어 환자별로 반드시 특정 기관에 가야 돈을 주겠다는 발상은 옳지 않다. 정책 편의로 만들어져 제대로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정책 방향대로 환자를 모두 개원가에 내려보낸다면 대학병원에선 연구를 많이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다양한 시범사업과 시스템 개발, AI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성과를 일차의료기관에 심어 사용하고, 피드백을 다시 대학병원에서 수렴해서 보완토록 해야 한다. 네트워크로 뒷받침돼 서로 윈-윈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새로운 약제가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다. 일단 전문가들이 사용하고 리포팅해야 한다. 전체 의료기관 허용시 제약회사에선 적어도 3년 동안은 빅데이터에 리포팅 하고 지속적인 리뷰와 리포팅, 모니터링해야 한다.
 
윤 이사장은 “핵심은 일차의료에서 환자를 보도록 하는 게 아니라 잘 진료토록 해주는 것”이라며 “무턱대고 환자가 상급의료기관에 가면 안 된다고 막아선 컨트롤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선 지금처럼 행위별 수가제에선 쉽지 않다. 중증-경증이 아니고 환자가 스스로 잘 관리할수 있는 능력이 갖춰지면 개원가에 보내고, 능력이 부재하거나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되면 올려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환자를 붙들고 있으면 돈을 적게 받도록 하고, 치료가 잘되는 경우엔 많이 받도록 나눠야 한다. 상태가 좋아지거나 나빠지면 서로 보낼 수 있도록 대학병원과 개원가의 신뢰가 중요하다.
 
그는 “정부에선 환자가 교류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잘 깔아야 한다. 의료정보 교류가 원활히 돼 환자를 보내고 오는데 있어 수가 역시 타당해야 한다. 일차의료기관에서 환자 문제 발생시 즉시 컨설팅 해주는 것도 상급기관의 역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윤 이사장은 “당뇨병 관리 수가를 부여한 정부가 향후 상담에도 수가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혈당측정기 등도 이에 포함시켜 환자편의를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 '연구·교육'-개원가 '진료·상담' 기반 협업체계 구축" 
“의원급 교육상담 수가 세분화하고 연속혈당측정기 등 포함돼야
“2년 임기 목표로 제시한 3가지 공약 중 성과체계는 구축”
 
연초 윤건호 이사장은 향후 2년 임기 동안 ▲사회 환경 개선 및 국가적 근거 창출 ▲정부 정책에 능동적, 적극적 참여 ▲세계적인 학회로의 비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학회는 먼저 ‘사회공헌위원회’를 설립하고 상설화했다. 환자와 사회 및 국가가 한 몸으로 움직이도록 솔선해 환자와 동행하겠다는 것이다.
 
다양한 환자 단체와 협업, 기부 및 공생 문화 창출, 활동 지속 가능한 모델 구축, 타 사회 공헌 단체와의 협조 등에도 주력해 왔다. 
 
환자 및 회원간 소통을 위해 유튜브 기반의 소통 채널도 구축했다. 당뇨병 카카오톡 이모티콘 개발 등 다양한 채널도 운용해 왔다.
 
윤 이사장은 “아직은 정착 단계지만 당뇨병 유튜브채널 등을 통해 환자들에게 정확한 정보 제공에 주력해 왔다. 푸른빛점등식 등 사회공헌과 환자를 위한 모금활동은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환자를 위한 도네이션을 활성화하고, 소아당뇨협회를 통한 제1형당뇨환자에 대한 장학금사업, 돌봄서비스가 필요한 환자에 지역 자원봉사자를 보내고 물품을 보조하는 등 많은 활동이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학술적 측면에선 올해 10번째 개최된 국제학술대회인 International Congress of Dibetes and Metabolism(ICDM)는 질적, 양적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계기가 마련됐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최근 웹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20개국에서 4000명 이상의 연구자가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보다 앞서 열린 국내 학술대회에서도 1000명 이상이 참석했다.
 
공식 학술지인 DMJ는 현재 SCIE 및 Medline에 모두 등재됐다. 2018년 국제인용지수(IF) 3.263, 해외 투고 논문만이 120여편에 이르는 명실상부한 국제학술지로 자리매김했다.
 
“학술분야에서도 큰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서서히 진행되던 것이 코로나19로 10년은 당겨졌다는 생각이 든다. 당뇨라는 질환 특성상 일차의료기관과 같이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웹학술대회가 좋은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학회는 국가 정책 입안에 전문가의 목소리를 낸다는 계획이다. 적극적 근거 창출 방안으로 ‘Diabates Fact Sheet’ 및 빅데이터에 기반, 이를 진료 지침 및 정책 제안 및 수립 시 근거로 사용토록 했다.
 
윤 이사장은 “과학적이고 구체적인 근거를 만들어 건전한 국가정책 입안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며 “빅데이터에 기반한 근거를 구축해 진료 지침 및 정책 제안에 주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이제는 의사들도 찾아오는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사회적인 큰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면서 우리부터 변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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