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실 수가 책정 등 요양병원 지속적인 감염관리 지원 절실'
손덕현 대한요양병원협회 회장
2021.03.02 06:3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기나긴 감염병 사태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첫 발걸음은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 시작됐다.

지난 2월26일부터 만 65세 미만 입소자들과 종사자 중 백신접종에 동의한 28만9271명에 대한 접종이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한요양병원협회가 사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접종 의향을 밝힌 입원환자·종사자는 전체의 약 92%로 대상자 대부분이 백신접종에 참여한다.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대한요양병원협회는 그 어느 때 보다 분주했다. 우선접종 대상자 정부안이 발표된 이후부터 접종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신경을 기울였다. 
 
손덕현 대한요양병원협회 회장[사진]은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된 지난 26일 데일리메디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협조적인 분위기 속에서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손 회장은 첫날 오전 누구보다 먼저 백신 접종을 마쳤다. “독감 예방접종보다 훨씬 간편했다. 특별한 증상은 전혀 없었고 매우 편안한 상태”라며 간단히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아무리 안전장치를 마련했어도 접종 대상자들이 마음 한 편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이런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자 우선 협회장인 나부터 솔선해서 접종을 맞기로 했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 전 협회가 가장 우려했던 부분 중 하나는 요양병원 내 백신 접종 동의자와 비동의자 간 문제였다. 접종이 이뤄진 후 분리조치를 철저히 하는 등 협회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놨기 때문에 다행히 일선 진료현장에서 큰 혼란은 없었다.
손 회장은 “언론 등에서 안전성이나 유효성 논란이 불식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 불안감이 있었다”며 "접종군과 비접종군이 나뉘게 되는 상황에서 병원들은 환자·직원 동의를 받아 두 집단을 분리했다. 민감한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협회는 안내문을 송부하고 민원을 수렴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백신 접종은 전국민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는 시작이라 생각한다”면서도 “물론 현상황에서 개인 의향이 존중받아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전달을 하는 것이 중요했다. 정부가 발표한 정확한 코로나19 백신 정보를 대상자들에게 알리는 것이 우선 업무였다”고 설명했다.

"요양병원협회장으로서 솔선수범 접종, 혼란 없도록 최선"
"여건 되는 의료진 등 종사자들은 주말과 휴일에 접종, 환자들은 평일 집중 계획"
"간병수가 책정, 인력 늘려야 간병인은 물론 입원환자 감염 확산 방지 가능"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에는 더 바빠졌다. 1차, 2차, 3차, 4차에 나눠서 진행되는 만큼 각 병원의 사정에 따라 효율적으로 접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했다.
 
우선 여건이 되는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주말과 공휴일을 최대한 활용해 접종을 진행할 계획이다. 종사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환자들은 모든 종사자들이 근무하는 평일에 접종이 이뤄지게 하기 위해서다.
 
접종을 앞둔 모든 대상자들에게는 ‘비상 상황’시 안전한 대처가 이뤄진다는 점을 안내토록 했다. 예상치 못한 급성 부작용이 발생했을 시 의료진 응급시스템이 가동할 수 있도록 대기하고, 정부와 연계해 각 지역 보건소에서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어뒀다.
 
종사자들의 경우 접종 후 불편감을 느낄 경우 출퇴근 등 근무에 대한 부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지침을 하달했다.
 
손 회장은 “사전에 준비를 많이 한 만큼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이는 적극적으로 협조해준 종사자와 환자들 덕분”이라고 격려했다.
 
그러면서도 “큰 과제를 끝냈지만 당연히 요양병원 감염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늦춰선 안 된다”며 “향후 정부차원의 많은 정책적 고려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것이 한시적으로 책정된 감염 예방 관리료다. 사태 이후에도 지속적인 수가를 지급해 평상시에도 일선 요양기관들이 만전을 기울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6인 이상 다인실 위주의 입원시설을 개선하기 위한 병상수가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 중 요양병원 원내감염이 발생한 대부분의 원인은 다인실 위주의 환경 때문이라고 손 회장은 지적했다.
 
그는 “상급종합병원이나 일반병원처럼 6인실 미만 병실에 대한 건강보험을 확대해 요양병원 환자들을 소규모 입원실로 유도해야 한다”며 “현재 급성기 병원에 대해서는 2인실까지 보험급여화가 됐지만 요양병원은 배제된 상황으로, 4인실이나 2인실에 입원하고 싶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6인실로 가는 환자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요양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에 대한 안전책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요양병원의 경우 간병인들이 환자와 함께 생활하며 여러 명을 간병하기 때문에 감염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며 “이같은 다인 간병, 병실 동거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선 간병수가를 책정해 인력을 늘리거나 일반병원과 같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도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