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확산 서울 대리수술 Y병원···압수수색 후 정상 진료
경찰, 자회사인 의료기기업체도 수사···3회 연속 복지부 관절척추전문병원 지정
2021.08.06 20:0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보건복지부로부터 3회 연속 관절척추전문병원으로 지정받은 서울 서초구 소재 Y병원이 의료기기업체 직원에게 대리수술을 시켰다는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았지만 현재 정상적으로 환자 진료 등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월 3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의료사고 전담수사팀은 해당 병원과 금천구 소재 자회사인 의료기기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관련 피의자가 10명 이상으로 알려졌으며, 수사팀은 제보를 받고 금년 6월 중순부터 관련 내사에 착수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대리수술 종류·범위 및 주체 등에 대해 경찰은 “아직 혐의일 뿐이며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압수수색 이틀 후인 5일 해당 병원은 논란이 무색할 만큼 현장은 평온한 분위기였다. 외래 환자 및 보호자 등은 본관과 신관 출입구 앞에 별도 마련된 부스에서 체온 측정·명부 작성·손 소독 등을 마치고 병원으로 들어갔다.
 
입원병동인 신관 1층에는 보호자 등이 방문접수를 마치고 대기하고 있었다. 일부 환자들도 앉아서 보호자와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목격됐다. 
 
약 3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본관으로 이동했다. 체온측정과 명부작성 등을 마치고 지급된 손목띠를 차고 들어가 보니, 접수처는 약 20명의 대기 환자들로 붐볐다. 진료 접수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출입구와 접수처 인근에서 대리수술 논란과 관련된 안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접수처 앞 설치된 스크린에는 개원 이래 수술 실적 안내 등이 소개됐다. 

병원 측이 압수수색 등 관련 논란에도 불구, 환자 진료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정상 운영을 이어가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병원은 220병상 규모로 의료진 23명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지 ▲관절내시경 5만5504건 ▲인공관절 3만6020건 ▲척추관절 2만5887건 ▲어깨상지관절 2만3619건 ▲휜다리교정술 6899건 등의 수술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복지부의 전문병원 지정 이후 4기째 관절전문병원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번 지정은 오는 2023년 12월까지다.  
 
인천·광주에서도···금년 척추·관절 전문 대리수술 문제 연속 
 
의료법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에 따르면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라도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비의료인에게 의료행위를 시켜서도 안 된다. 그러나 이러한 대리수술 관련 고발이 금년 척추·관절 병원에서 유난히 많이 불거졌다. 
 
지난 6월 광주 某척추전문병원 간호조무사가 피부 절개·봉합·핵심 의료행위까지 대리수술했다는 내부고발이 제기됐다. 고발자는 “상습적으로 대리수술이 행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해당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5월에는 인천 소재 某척추전문병원에서 대리수술 의혹이 불거져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다. 지난 2월 수술실에서 진료협력과장 등 행정직원이 환자 수술부위를 절개·봉합했다는 혐의에서다. 
 
이후 공개된 10시간 분량의 CCTV 영상에서 여러 행정직원들이 번갈아가며 수술에 참여하는 모습이 담겨 충격을 안겼다. 
 
해당 병원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아직까지 진료예약·접수가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사건이 파장을 일으키자 최근 이 병원브랜드 일부 타 지점은 신뢰도 회복을 위해 수술실 내 CCTV를 설치했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 
 
“의료기기 사용 빈번, 인력난 등 원인일 수도”  
 
척추·관절 관련 수술에는 의료기기가 많이 사용된다는 측면에서 수술 집도의가 안이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 업체 직원처럼 기기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의사가 수술을 시켜 봤을 수 있다”며 “몇 번 시켜서 잘 했으니 계속 시켰을 테고 여러 방면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매우 안일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다른 관절전문병원 관계자는 “척추 수술 특성 상 의료기기 납품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고 병원과의 연결고리가 강하다 보니 급기야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추측했다.
 
인력 부족 문제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 관계자는 “수술에 참여할 남자 간호사는 하늘의 별따기 수준으로 구하기 어렵지만 어시스트들은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며 “병원과 환자 규모에 비해 의료진이 부족하면 비의료인에게 대리수술을 시키는 곳도 있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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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이슬 08.07 15:21
    대리수술이 사실이라면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겠지만,

    혐의로 인한 압수수색을 받은 단계라면서 출입구 와 접수처에 아무 안내 없이 정상 진료를 하고 있다는게 무슨 뉴스거리예요?

    그럼 아아 저희 병원이 이런 혐의가 있습니다!!! 라고 여기 저기 안내문 붙여 놓고 진료도 중지하고 문 닫고 있으라는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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