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증원은 언발에 오줌 누기, 강행하면 총파업 불사”
여한솔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2021.10.18 06:5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지난해 8월 전국을 뜨겁게 달궜던 젊은의사 총파업 이후 벌써 1년의 시간이 훌쩍 지났다. 당시 정부와 의료계는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을 고려해 한 발씩 양보했지만 최근 정부가 보건의료노조에게 의사증원을 약속하며 우려를 낳았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여한솔 회장은 “저수가 개선 없는 의사 증원은 언발에 오줌 누기”라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한다면 총파업까지 강행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취임을 시작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학위취소 입장문 발표, 코로나19 이후 전공의 수련환경 전수조사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여한솔 회장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편집자주]
 
Q. 회장선거 출마 계기는
사실 작년 파업이 가장 큰 변곡점이 됐다. 3년 동안 전공의협의회에서 근무하다 사퇴하고 전공의 개인으로 돌아가 언론을 접하면서 전공의협의회와 의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봤다. 그 와중에 젊은의사 총파업이라는 큰 파도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선배들에 대한 불신보다 전공의들이 사분오열됐던 안타까운 상황들을 목도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평소 생각했던 협의회 모습이 아니었기에 아쉬움이 컸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생각을 주장하기 위해 선거에 도전했다.
 
Q. 임기 시작 후 어떠한 일들을 진행했나
정신없이 지나가고 있는데 우선 24기 집행부를 열심히 구성하고 있다. 또한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했다. 전공의들의 수련환경과 관련된 부분 중 가장 중요한 회의이고 전공의의 실질적 요구사항이 가장 잘 반영되기 때문에 참석했다.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거시적 틀을 짜고 있는 중이다.

Q. 대전협이 추진하거나 계획 중인 주요 안건은
최우선 안건은 이번 선거의 저조한 투표율이 보여준 전공의 사회에 팽배한 좌절감, 무기력감, 회의감 등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다. 일개 전공의들부터 대의원까지 다양한 분들을 만나 고통, 민원, 상담을 듣고 대전협이 일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또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최근 정책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전문간호사제나 진료보조인력(PA) 등에 더욱 관심을 갖으려 한다.
 
Q. PA 근절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노력할 것인지
대전협은 지난 3년 동안 무면허의료인력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불법 PA 현황 파악을 위해 실태조사도 진행했다. PA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은 물론 국민건강권 실현을 위해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PA 양성화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국회 및 정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대전협의 입장을 전할 생각이다.
 
Q. PA, 공공의대 등 정부가 추진을 강행하면 총파업까지 고려하는지
우선 보건복지부를 만나 논의해 보고, 협의가 안 되는 상황이라면 전면적인 총투쟁 파업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파업은 최후의 수단이다. 그 이전에도 전공의들끼리 모일 수 있는 단체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고려하고 있다. 올바른 의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소신있는 의사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인데 그런 부분에 대해 정부와 타협점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싸울 것이다.
 
“좌절감, 무기력감, 회의감 등 극복 총력”
“문재인 케어는 가성비 크게 떨어져, 의료정책 고민하는 회장 될 것”

Q. 의료전달체계 확립 및 의사증원에 대한 견해는
의료전달체계는 공중보건의 시절부터 계속 관심을 가졌던 부분이다. 의료계가 이렇게 힘들어 하는 이유 역시 의료전달체계에 기인한다. 대형병원 환자쏠림은 심각하다. 하지만 정부의 의료전달체계 개선 노력은 구호에 불과하다. 정부와 시민단체는 의사가 부족하다고 주장하는데 그 원인은 ‘자수가’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먼저 개선하고, 그럼에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증원 문제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잘못된 부분을 개선하지 않고 언발에 오줌 누기 형식으로 의사들을 더 뽑으면 의료취약지 문제가 해결된다는 주장은 비상식이다.

Q. 소외받는 환자들에 대한 활동 계획은
희귀성 난치성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나 보호자들을 응급실에서 만나면 굉장히 안타깝다. 물론 지금도 재난적 의료비라고 실질적으로 환자들이 5~10%만 본인 부담료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공단을 통해 보험금이 지급되는 혜택이 있지만 많은 분들이 힘들어하시는 게 현실이다. 문재인 정부는 보장성 강화에 대한 대책으로 보장성을 65~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주장했는데 실제로는 1%밖에 보장성 강화가 되지 않았다. 쓰인 예산에 비해 매우 협소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전협 차원에서 희귀난치성질환 환자들이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다, 또한 전체 대한민국 의사로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책임감 있게 대처해주길 당부하고 싶다.
 
Q. 전공의 회원들에게 어떠한 회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폐쇄적 구조의 전공의 사회와 수직적 구조의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는 각 병원에서 개인적으로 당하는 부당한 침해나 혜택 등에 대해서 쉽게 얘기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폐단들이 하나둘 쌓이면서 많은 전공의들이 부당한 침해 수련환경에 대한 저해를 직접 몸소 경험하고 있다. 나는 그런 하나하나의 민원들이라든지 이런 정책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고, 노력했던 회장으로 기억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칭찬이 될 것 같다. 또 그런 회장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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