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안산병원 '배곧서울대병원과 정면 승부'
김운영 신임 원장
2021.12.16 06:0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고려대학교의료원 최초 여성 병원장’이란 수식어가 주는 부담감과 중압감은 형용이 힘들 정도였다. 며칠 잠을 못이루고 천착을 거듭한 끝에 ‘지금까지의 모습이 인정을 받은 만큼 지금처럼만 하자’는 나름의 결론을 내리고 업무를 시작했다. 그로부터 3일 후 ‘우한폐렴’이 터졌다. 물론 국내는 아직 상륙 전이었지만 고대안산병원 김운영 원장은 일찌감치 신종 감염병 대응태세에 돌입했다. 그렇게 시작된 임기는 코로나19와 씨름하는 사이 2년이 훌쩍 지났다. 초유의 신종 감염병에 전공의 파업, 노조 파업 등 험난한 상황을 겪으면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전반적인 경영지표 역시 상승곡선을 그렸다. 때문에 최근 내려진 연임 결정은 김운영 원장이 준비된 수장이었음을 당당히 방증해 낸 결과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서울대병원과의 일전을 앞두고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인접한 시흥에 서울대병원이 진출하는 것과 관련해 김운영 원장은 ‘맞불작전’으로 응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은 그동안 수도권 서남부 지역에서 특별한 경쟁자 없이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지역민들의 중증질환 치료를 도맡았다.
 
하지만 오는 2026년 인근 시흥에 서울대학교병원 분원 설립 소식이 전해졌다. 총 800병상 규모의 배곧서울대병원은 투입되는 공사비만 5312억원에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고대안산병원 입장에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김운영 원장은 과감하게 정면 승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운영 원장은 “서울대병원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내부적으로도 위기감이 형성되고 있지만 마냥 손만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실제로 그는 배곧서울대병원과의 경쟁에 대비해 단기 및 중장기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고, 일정에 맞춰 계획을 시행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공간 확대 및 진료 동선 최적화 위한 대대적 리모델링 착수"

그 첫 번째 행보는 대대적인 리모델링이다. 고대안산병원은 공간 확대와 진료 동선 최적화를 위해 지난 11월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다.
 
어두운 지하 주차장 공간을 쾌적한 실내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직간접 조명을 활용한 적정 조도 확보와 자연친화적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2022년 리모델링 공사가 완료되면 기존의 외래진료 공간의 재배치를 통해 환자 중심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2100평 이상의 지하 주차장 신축도 계획 중이다.
 
장비에 대한 투자도 과감하게 단행한다. 현재도 지역 내 최고 수준의 첨단의료장비를 보유하고 있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장비 구입에 나설 예정이다.
 
최첨단 암 치료기 ‘트루빔 STx’, 디지털 혈관촬영 장비 ‘Azurion’, 로봇수술장비 ‘다빈치 Xi’ 등을 보유하고 있는 고대안산병원은 이달 중으로 단일공 로봇수술기를 추가 구축한다.
 
단일공 로봇수술기 ‘다빈치 SP’는 경기도 최초 도입이며 보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할 것으로 병원 측은 기대했다.
 
김운영 원장은 “갈수록 로봇수술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에 발맞춰 최신 장비 도입을 통해 지역 내 로봇수술의 선도적 입지를 점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맞불작전’의 핵심은 ‘신관 건립’이다. 고대안산병원은 지난 1985년 100병상 규모로 개원한 이래 눈부신 성장과 함께 발전하며 2012년 상급종합병원으로 승격했다.
 
지금은 809병상 규모에 2000여 명의 교·직원이 근무하는 국내 최정상급 의료기관으로 지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급속한 성장에 따라 외래진료 공간 부족 문제도 발생한 게 사실이다. 지난 7년 동안 병상 수가 63% 늘었지만 외래진료 공간은 거의 커지지 않았다. 
 
병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리모델링을 비롯해 주차장 신설 등 전면적인 개편 공사에 들어갔지만 신관 건립에 대한 열망은 여전하다.
 
특히 김운영 원장의 의지가 남다르다. 배곧서울대병원과의 정면승부를 위해서라도 신관 건립은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신관 건립은 모든 조직원들의 염원이기도 하다”며 “의료원 100주년을 맞는 2028년 신관을 통해 고대안산병원의 새로운 도약의 전기가 열릴 수 있기를 간절한 소망한다”고 말했다.
"의료진 연구력 향상‧내부 만족도 제고 노력 지속"
 
고대안산병원은 의료원 산하 3개 병원 중 지리적으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늘 상대적 소외감을 느껴야 했지만 의술이나 연구력 만큼은 결코 뒤처지지 않았다.
 
특히 김운영 원장 취임 이후 진료나 연구 부분에서 도드라진 성장세를 이어왔다.
 
실제 2020년 기준 국책과제 협약 연구비 83억원(전년대비 33% 증가), 임상과제 체결 연구비 54억원(전년대비 18% 증가)을 수주했다.
 
이와 함께 4개의 중점사업단을 운영하며 차별화된 분야를 육성해 연구중심병원 인증기관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추진된 사업을 통해 국내 최초 메디컬처 힐링케어 실증센터를 구축, 힐링케어 신산업에 대한 안전성 및 유효성을 검증하고 관련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습기 살균제 독성평가 전담보건센터로 지정돼 살균제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통해 만성질환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고 있다.
 
김운영 원장은 연구 분야 역량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인프라 확충을 계획 중이다.
 
2022년 공사 착수를 목표로 미래의학관 3개층 증축 사업을 진행 중인데, 이를 통해 1000평 이상의 연구공간이 추가로 확보될 예정이다.
 
그는 “실험실, 연구실뿐만 아니라 세미나실, 휴게실 등도 마련된 연구중심 전초기지를 조성해 글로벌 의료산업을 선도하는 핵심 기술이 개발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김운영 원장은 환자 만족 못잖게 직원들의 행복도 중시한다. 직원들이 어떤 주제든 병원에 보인 의사를 자유롭게 전달할 수 있도록 참여·소통·제안 제도를 새롭게 정비했다. 
 
또 직원 복지 향상 및 병원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 발굴과 정책 반영을 위한 기구로 ‘행복발전소’를 만들고 인사고충위원회도 신설해 교직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북카페, 게임룸, 파우더룸, 체력단련실 등 다양한 휴게 공간은 직원 복지를 고려한 김운영 원장의 배려다.
 
이 외에도 3교대 야간근무자가 많은 병원 특성을 고려해 안심귀가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저녁 근무 후 귀가 시가인 10~11시 정도에 안심귀가 버스를 운행하는 사업이다. 
 
김운영 원장은 “환자와 교직원 모두가 행복한 병원을 만들고 싶다”며 “말이 통하면 맘이 통한다는 신념으로 꾸준한 소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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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원 12.17 07:37
    안산 든든한 터주대감의 실력을 발휘해야지
  • 기우 12.16 17:39
    40년동안 경기 서남부를 지켜온 고대안산은 쫄 필요없다. 서울대 의대라 하더라도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삼성병원, 분당서울대, 보라매병원 등에 가지 못하고 밀린 아마 경험도 적은 의료진이 올게 뻔하니 걱정 안해도 된다. 또 80~90년대 매년 200명이상 쪽수로 밀어부칠때도 지났고 서울대 출신이 30% 넘기 힘들거다
  • 도다리 12.16 15:56
    진심으로 응원하며, 고대 안산병원의 밝은 앞날을 기원합니다.
  • 서울대배곧 12.16 15:33
    바다앞 시골 공단은 대학병원이 들어올 입지가 아니다. 배곧서울대는 고대안산보다 다리건너 3km 떨어진 송도세브란스등 인천 병원들과 경쟁할 것이다
  • 환영 12.16 15:07
    고대의 활약을 기대하며 안산 시민들의 건강권은 앞으로 훨씬 높아지겠다
  • 놀랍다 12.16 13:20
    측면 승부도 어려워 보이는데 정면 승부?
  • ㅋㅋㅋㅋ 12.16 12:15
    ㅋㅋㅋㅋㅋ 게임이되려나??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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