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스텐트 시술 예후, 강도·가시성이 관건"
한주용 삼성서울병원 교수
2022.07.11 05:14 댓글쓰기

근위부 대혈관은 심장을 둘러싼 혈관 중 가장 큰 직경을 가진 혈관이다. 근위부가 막히게 되면 중위부에 이어 원위부까지 괴사될 위험이 있다. 


다만 근위부 혈관은 직경이 큰 만큼 내부 압력이 높아 기존 스텐트로는 힘을 충분히 버티지 못해 시술 후 스텐트 모양이 변형되거나 혈관이 재협착 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다 보니 근위부 대혈관에 적합한 스텐트를 고르는 것은 의료진들의 주된 고민이기도 하다.


근위부 대혈관 치료 '스텐트 선택 기준' 제시


국내 스텐트 치료 권위자인 한주용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사진]는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근위부 대혈관 질환 치료 과정에서 스텐트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교수는 급성심근경색 분야에서 표준 치료 근거를 마련하고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등 환자들의 치료 성적을 개선하는 데 기여해왔다. 지난해 말 급성심근경색 치료법을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혈관은 몸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통로다. 한 교수는 대동맥을 몸속 ‘혈액 고속도로’로 비유하며 혈액 공급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국내 사망 원인 2위 심혈관 질환은 年 의료비 6조원


대동맥은 3개 막(내막, 중막, 외막)으로 둘러싸인 튼튼한 관이지만 수도관이 시간이 지나면 녹슬고 막히듯 나이가 들면 노화되면서 늘어난다.


이처럼 몸속 대동맥이 풍선이나 꽈리처럼 늘어나 정상보다 1.5배 이상 넓어진 것을 ‘대동맥류’라고 한다. 대동맥류(뇌동맥류, 흉부 대동맥류, 복부 대동맥류)는 여러 가지 원인으로 찢어지거나 파열돼 사망에 이른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TO)에 따르면, 세계 사망 1위 원인은 심혈관 질환이다. 우리나라 역시 심혈관 질환자가 지속적으로 늘어 최근 8년 간 사망원인 2위를 기록 중이며, 연간 의료비만도 6조원에 달하는 등 사회·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심혈관 질환 치료와 관련 가장 보편적 옵션은 스텐트 시술


한 교수는 심혈관 질환 치료와 관련해서 다양한 치료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이 중 스텐트 시술이 가장 보편적인 옵션”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스텐트 중요성을 강조하며 "강도와 가시성은 시술 예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근위부 대혈관에서 스텐트 강도가 저하될 경우 환자 상태가 상당히 악화될 수 있고, 잘못 배치된 스텐트는 표적 병변 혈관재개통술(TLR)이 필요한 혈관 재협착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근위부 대혈관은 다른 혈관에 비해 직경이 넓고 구조가 까다로워 훨씬 높은 강도와 넓은 팽창 범위의 스텐트 개발 요구가 제기돼왔다.


한 교수는 최근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가 출시한 근위부 대혈관 확장용 생체흡수성 폴리머 약물방출 관상동맥용 스텐트 ‘시너지 메가트론’을 언급하며 의료계 Unmet needs(미충족 니즈)를 반영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시너지 메가트론은 근위부 대혈관 시술을 위해 개발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분리된 새 관상동맥 병변에 기인한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를 비롯해 증후성 허혈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 관상동맥 관강 직경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한다.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시너지 메가트론은 스텐트 모양을 온전히 유지하고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우수한 수준의 방사 강도 및 축방향력을 갖도록 설계됐다. 

 

또 초과 팽창 범위가 2.5mm로 가장 넓어 지름을 6.0mm까지 확장 가능한데 한 교수는 직경이 일정하지 않은 점차 좁아지는 형태의 혈관 내 확장에 적합하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기저측부 생체흡수성 폴리머 코팅으로 장기간 폴리머 노출로 발생할 수 있는 스텐트 혈전증 및 죽상동맥경화증과 같은 염증성 합병증 위험을 낮췄다"고 덧붙였다.


‘녹는 스텐트’ 실패했어도 시도 계속돼야


끝으로 한 교수는 기대와 달리 아직까지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지 못한 ‘녹는 스텐트(BVS)’에 대해 아쉬운 평가를 내리면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녹는 스텐트는 우리 몸 안에서 분해될 수 있는 젖산을 중합체로 만들어 금속철망 대신 사용한다. 1년 정도 심장혈관 내에서 약물방출을 돕고 혈관을 지탱해주면, 이후에는 혈관 재생력이 작동, 혈관 생리적 회복을 돕는다는 보고도 있다.


재협착, 스텐트 골절, 혈전증 등 여러 합병증을 막기 위해 연구진이 뛰어들어 개발했으나, 이론과 달리 안전성과 치료효과에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지 못해 왔다.


한 교수는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시도는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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