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법적 문제 없지만 최소 장치 필요"
박미라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
2022.08.17 06:08 댓글쓰기

간호사 뇌출혈 사망 사건이 발생한 서울아산병원에 대해 현장 실사를 벌인 보건복지부가 법적인 문제는 없었다는 판단을 내렸다.


다만 당직‧휴가 관련 근무운영 규정 개선, 효율적 전원체계 마련, 이송 소요시간 감소를 위한 행정절차 정비 등의 내용을 행정지도 했다. 


"상급종합병원 45곳 자체점검 주문, 플랜B 대책 마련돼야"


간호사 입원과 서울대병원 전원 전체 과정 및 평소 근무 환경, 의료법 위반 여부 등을 확인한 결과다. 아울러 복지부는 45곳 상급종합병원 전체에 공문을 발송, 응급수술에 대비한 진료‧전원‧이송 체계에 대한 자체 점검을 주문했다.


앞선 지난달 24일 서울아산병원 30대 간호사가 오전 출근 직후 뇌출혈 증상으로 같은 건물 1층에 있는 응급실을 찾았다. 하지만 당시 병원 내 수술이 가능한 신경외과 의사가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대형병원이 응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의료인력과 시스템 부족 등 문제가 제기되자 복지부는 관련 사안 조사에 착수했다. 박미라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사진]을 만나 조사 내용 및 결과, 복지부 입장 등을 확인했다.


Q. 간호사 뇌출혈 사망사례와 관련, 최근 서울아산병원 현지조사를 다녀왔는데

A. 일부 기사화도 됐지만 법적인 문제는 없었다. 다만 의료진 휴가규정, 환자 이송체계 등에 대한 자체 개선 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Q. 하달된 공문의 내용 중 ‘휴가 규정 정비’ 관련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A. 당초 서울아산병원에서도 휴가 규정은 있는 상태였다. 당연히 절차에 따라 휴가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사전 결제 받는다. 이는 문제가 없지만 응급 환자 진료를 대비한 계획이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곳의 경우 담당의사 두 분이 공석일 경우 응급 플랜이 없었다. 따라서 이 같은 부분을 포함한 병원내 규정을 살피고, 적절하게 개선책을 마련하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시행하게 됐다.


Q. 해당 공문을 두고 의료계에선 “휴가를 가지 말라는 건가”라는 반응도 있다

A. 휴가를 가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해당 병원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다른 병원 전원체계 등을 점검하라는 취지다. 아니면 협력병원을 포함한 ‘플랜B’를 갖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Q. 법적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는데, 행정지도를 내렸다. 이유가 궁금하다

A. 환자 발생 당일 서울아산병원 당직은 저희가 볼 때는 최대한 조치를 취했다. 원내 개두술이 가능한 의사가 없었기 때문에 고대병원이나 서울대병원으로 전원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단톡방 등에서 최대한 빨리 확인하려는 노력 등은 위법은 아니었다. 개두술을 하는 신경외과 의사가 모두 공석이거나 수술에 들어가 있는 등 병원내 활용 가능한 인력이 없을 경우 어떤 식으로 전원 체계를 갖추겠다든지, 어떤 대체인력을 마련하겠다던지 계획을 마련하는 얘기다. 전체적으로 다른 진료과와 협력 체계, 협력병원 전원체계 등이 필요하다.


Q. 플랜B 만드는 부분에 대해 의료기관들이 꼭 따라야 한다는 주문이었는지

A. 진료 체계를 점검해 달라는 의미로 이 자체가 행정지도이기 때문에 패널티는 없다. 의료법상 의무라고 보기 어렵고, 법적인 소관도 아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요건과도 관계가 없다. 상급종합병원도 사실 힘들지만 중증 질환에 특화해 최후의 순간까지 3차 의료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이었다. 그 안에 모든 것을 갖추고, 모든 질환에 대해 모든 수술이 가능하게 하라는 요건은 아니었다. 우리도 고민을 했다. 그래도 중증 질환에 대한 최후의 보루이니 행정지도 형식으로라도 자체 점검은 해 보라는 의미에서 중증 응급환자 진료 체계에 문제가 없는지, 응급 상황이 됐을 때 잘 대처할 수 있는지 병원장 주도 아래 알아봐야 되지 않느냐는 취지였다.


Q. 행정지도 이전에 필수의료에 대한 ‘저수가 문제 개선책’ 등도 함께 나왔어야 하지 않았나 

A. 복지부 차원에선 서울아산병원에 대해 조사 했고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드리면서 일단 상급종합병원에 대해 빨리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먼저 문서로 안내 드렸다. 저수가 개선 등의 부분은 계속 회의하고 고민 중이다. 


Q. 45곳 상급종합병원 모두에 공문을 보냈는데

A. 응급수술 발생 대비한 자체 점검 협조 요청이었다. 45개 상급종합병원에 대해 진료‧전원‧이송 체계에 대한 자체 점검을 빠르게 실시해 달라는 내용이다. 재차 말씀드리지만 서울아산병원에 대한 공문의 행정지도에 대해선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휴가를 가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라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 달라는 의미다.


Q. 이번 사건에서 시스템이 마련됐다면 결과적으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을까

A. 전원 체계는 정비할 필요가 있다. 두 분 모두 휴가 가는 건 괜찮다. 3년 전에 예약한 가족여행을 위해 미리 결제 받으신 분도 있었다. 이 부분은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두 분 모두 없으니 적어도 이런 환자가 왔을 때 어디에 어떻게 논의를 거치고, 그날 수술 가능한 병원을 확인하는 체계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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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짜정신 08.17 08:43
    응급환자 공짜 치료받자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절한 사회적 비용"을 생각할 때가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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