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인슐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해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대사질환의 일종이다.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지속되면 전신에 걸쳐 만성합병증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특히 당은 우리 몸 속의 모든 곳을 돌아 다니면서 전신에 걸쳐 합병증을 일으킨다. 그 중 당뇨망막병증은 녹내장, 황반변성과 함께 3대 실 질환 중 하나로 일반인에 비해 실명 위험이 무려 25배 높다.
때문에 당뇨환자라면 눈 건강관리가 필수다. 특히 당뇨망막병증은 초기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사람의 눈에서 망막은 물체의 상이 맺히는 부위로 많은 영양소와 산소가 필요해 모세 혈관이 풍부하게 분포돼 있다. 이때 당뇨병으로 인해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못해 망막세포가 사멸 되는데 이것을 당뇨망막병증이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와 건강보험공단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 국내 당뇨병 환자의 약 16%가 당뇨망막병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 환자에게 반드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10년 이내 6%, 10~14년 26%, 15년 이상에서 63%의 빈도로 질환이 관찰되기 때문에 혈당이 잘 조절된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당뇨 진단 후 평균적으로 5~10년 이내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당뇨환자는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통해 예방 및 조기발견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망막병증은 초기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다가 시세포가 밀집돼 있는 황반에 문제가 생기면 시력 저하가 일어난다.
컨디션에 따라 시력이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되기 때문에 단순 피로에 의한 증상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증상을 자각할 정도라면 이미 어느 정도 진행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병변이 더 진행돼 신생혈관에 출혈이 생기면 시야가 흐릿하게 보이고 초점이 맞지 않거나 광시증 또는 비문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당뇨망막병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병은 신생혈관 발생여부에 따라 크게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과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구분된다.
전체 환자의 80%를 차지하는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면서 시력 감소도 점진적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의 경우에도 황반부종이 생겼을 때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실명이 초래될 수 있다.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 더 진행된 상태를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라 하며 망막에 혈액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아 신생혈관이 생기면서 유리체 출혈, 견인 망막박리 등을 야기한다.
당뇨망막병증은 병의 정도에 따라 주사나 수술 등 치료방법이 달라진다.
대표적으로 항체주사치료 및 레이저 치료, 유리체절제술이 있다. 항체주사는 혈관에서 혈액이 새는 것을 줄여 황반부종을 가라앉히고, 신생혈관이 사멸하게 만든다. 반복적으로 주사해야 하지만 점차 횟수가 줄고 이후에는 주사를 안 맞아도 정상으로 나을 수 있다.
신생혈관이 심하게 자란 경우에는 레이저를 이용해 눈 속에 출혈이 생기거나 신생혈관이 증식하는 것을 예방한다. 질환이 더 진행돼 신생혈관에서 출혈이 생기거나 망막 흉터로 인해 망막박리가 발생한 경우에는 유리체절제술을 통해 치료 가능하다.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 약이 없는 당뇨망막병증은 평소 혈당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당화혈색소 1%를 낮추면 미세혈관질환 합병증 발생률이 37% 감소하는 연구결과도 있어 당뇨 환자라면 평소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노년기 당뇨병은 혈당 관리를 잘하는 것만으로 합병증 걱정을 덜고 수명 연장을 기대할 수 있다.
당화혈색소는 5.6% 이하를 정상, 5.7~6.4%이면 당뇨 전(前) 단계, 6.5% 이상은 당뇨로 진단한다. 따라서 당뇨환자의 당화혈색소 조절 목표는 6.5~7% 이하로 평소 정상수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루 30분씩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콜레스테롤 관리를 통해 고혈압, 고지혈증 등 심혈관 위험인자를 함께 관리하는 것이 당뇨와 당뇨합병증을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