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면역항암제 '허(虛)와 실(實)'
김정아 교수(강동경희대병원 혈액종양내과)
2019.01.01 19:39 댓글쓰기

3세대 항암제로 효과를 보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암의 완치까지 가능한 시대가 온 것으로 기대하는 환자가 많다.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속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을 치료한다.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기에 부작용도 적고 내성 문제도 극복했다.


현재 면역 항암제는 ‘면역관문억제제’를 말한다. 인체 면역세포인 T세포를 강화해 암세포를 스스로 공격해 파괴하도록 만든다. 암세포는 면역시스템에 걸리지 않고 계속 증식하기 위해 ‘PD-L1’이라는 회피 물질을 만들어낸다.


이 물질이 T세포의 수용체 ‘PD-1’과 결합하면 T세포는 암세포를 정상 세포로 착각해 공격하지 않게 된다. 이때 면역 항암제는 암세포의 PD-L1이 T세포의 PD-1과 결합하지 못하도록 먼저 결합한다. T세포와 결합하지 못한 암세포는 면역시스템에 의해 공격받아 치료가 이뤄진다.


1세대 화학 항암제는 세포독성 물질로 암세포를 공격해 사멸시킨다. 하지만, 암세포뿐만 아니라 주변의 정상 세포도 같이 공격해 손상을 입혀 부작용이 심했다.


2세대는 정상 세포를 공격하지 않기 위해 암세포의 특정 물질만 공격하는 표적항암제로 발전했다. 특정 물질만 공격해 부작용은 1세대에 비해 줄었지만, 암세포에 면역이 생겨 재발하면 항암제가 듣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3세대 항암제는 이런 부작용이 거의 없다. 3세대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항암제보다 독성과 내성 문제가 적고 부작용도 현저히 적다.


면역 치료제는 부작용이 적어 다른 치료법과 병용이 쉽다. 처음 개발될 당시에는 주로 이전에 항암치료를 여러 번 했던 환자들에게 단독으로 투약됐다. 최근에는 조금 더 초반에 투약하는 것이 시도되고 있다. 면역치료를 항암치료 초반부터 사용하거나 제거 수술 이후 보조요법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서 ‘PD-L1’ 물질이 50% 이상 나타나면 초반부터 면역치료를 하는 것이 표준요법인 항암 화학요법보다 60% 가량 효과가 좋다.

4기 편평상피 폐암에도 표준치료인 항암치료에 면역치료를 더하면 반응률과 생존 기간이 증가하는 것으로 해외 연구 결과(University Hospitals KU Leuven 연구 결과, 국제학술지 게재)에서 확인됐다.


수술이 불가능한 3기 폐암 환자는 보통 항암 방사선치료를 받는데 치료를 마친 후 면역치료제를 2주 간격으로 1년간 투약하면 재발률이 75%에서 44%로 감소한다.  재발 기간도 5.6개월에서 16.8개월로 연장하는 효과가 있어 향후 표준치료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면역항암제가 모든 암을 치료해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아직은 효과가 크지 않다. 종양마다 다르지만 면역관문억제제가 효과를 보는 확률이 악성 흑색종의 경우 40% 이내, 다른 종양은 10% 내외밖에 안된다.


위암 4기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치료 성과가 좋은 환자들의 공통적인 생태지표를 발견했지만 아직 이 생태지표가 효과가 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앞으로도 면역항암제 치료 성과를 높이기 위해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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