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병리 등 병리과 역할 확대되고 중요해져'
전선영 교수(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병리과'
2022.03.07 05:18 댓글쓰기
[특별기고] 내과를 비롯해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안과, 피부과, 신경과 등은 병원을 가면 흔히 접할 수 있는 임상과들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환자들이 진료 현장에서 병리과 의사를 만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직접 진료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어떤 범죄가 발생했을 때 범죄 현장 증거를 통해 용의자를 찾는 일을 임상에서 한다면, 수집된 증거를 분석하고 판독해 진범이 누구인지 밝히는 일은 병리과 역할이다.
 
또 검사 내용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치료 방향을 여러 임상과 의사들과 환자가 함께 상의하는 다학제 진료에 있어 병리과 의사도 참여해 환자와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병리학(病理學)을 뜻하는 ‘pathology’는 그리스어로 질병을 의미하는 ‘pathos’와 학문을 의미하는 ‘logos’의 합성어다. 즉 질병의 원인, 발생, 경과, 변화 등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병리과는 임상에서 수집한 조직이나 세포 검체를 슬라이드로 만들어 판독한 후 양성인지 악성인지 확진한다. 이후 병리과 의사가 환자 질환의 확진 정보를 유방외과 의사에게 제공하면 유방외과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수술적 치료를 하거나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과 협의해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병리과는 환자의 조직이나 세포를 분석해 질병을 확진하고 임상에서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도록 돕는 조력자다.

그러나 조직이나 세포 검사 외에 동결절편 검사나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수술적 치료 범위나 개인맞춤치료 방향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며 보다 능동적인 활동을 한다. 때론 여러 임상과 의사들과의 협진을 통해 환자 치료에 적극 참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유전자 변이를 확인, 이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표적항암제를 적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유전자 변이 검사는 종양 절제 전이나 절제 후 항암요법을 진행할 때 유용하다. 병리과에서는 다양한 분자병리 검사를 통해 유전자 변이를 진단하고 임상에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디지털 병리(Digital Pathology)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디지털 병리란 슬라이드를 스캔해서 파일 형태로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파일 형태로 판독하기도 하고 진단이 어려운 질병의 경우 다른 병리 의사에게 파일을 전송해 실시간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경우도 있다.

또 환자가 전원할 때 병리 검사 파일을 방사선 사진 파일처럼 간소하게 가져갈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초기 단계로 앞으로 얼마나 발전할지 가늠할 수는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추후 좀 더 편리하고 유용한 병리과의 모습을 갖추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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