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선입견 타파해야'
이철 국립정신건강센터장
2019.02.10 14:48 댓글쓰기


[정신질환 건강정보 3]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어릴 때 도깨비를 무서워했다. 상황이 비슷할지 모르지만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지난 해 경주, 포항 지진을 경험하고는 지진을 상당히 무서워하게 됐다.

과연 왜 그럴까? 도깨비와 지진을 무서워하는 하는 것은 그것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언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 일 것이다. 두려움의 근원에는 우리가 어떻게 감당할지 모른다는 것이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 실태조사’(서미경 등 국가인권위원회, 2008)에 의하면, 정신질환자에 대한 일반인의 편견 수준은 5점 척도에서 중간점인 2.50보다 높은 3.11정도로 추계됐다.

요인별로 살펴보면 정신질환자는 ‘지속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고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기 힘들다’(3.15), ‘무능하므로 치료와 결혼 등 일상사를 누군가 대신 결정해줘야 한다’(3.15), ‘위험하고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행동을 통제해야 한다’(3.14)는 편견이 두드려졌다.
 

10여 년 후 실시된 전국 18세 이상 국민 5,102명 대상의 ‘2016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보건복지부, 2017)에서는 의외의 상황들이 확인됐다. 

17개 정신질환 평생유병률은 25.4%로 성인 4명 중 1명은 평생 1번 이상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지난 1년간 정신질환을 겪은 경험이 있는 국민은 470만 명으로 1년 유병률이 11.9%로 나타났다. 전체 국민의 4분의 1이 정신질환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놀라지 않을 수 밖에 없다.

또 “정신질환자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편견이 아니고 일반 국민들의 기저에 깔린 인식이라면, 우리 사회는 지금보다 훨씬 더 살기 어렵고 무서워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정신질환과 강력범죄에 대한 2016년 대검찰청 발표를 보면 이런 인식이 편견이자 선입견이라는 확증을 가질 수 있다. 2015년 우리나라 강력범죄자(살인, 강도, 방화, 성폭력)는 3만5,139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68.2명이었다. 반면 정신질환자(전체 추정 2,318,820명) 강력범죄자는 781명으로 정신질환자 10만 명당 33.7명으로 일반인의 절반에 불과하다. 

"언론 포함 대중매체가 정신질환 편견 개선에 좀 더 많은 관심 가져줬으면 좋겠다" 
 

어떤 요인이 정신질환자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만드는가?

앞서 인용한 서미경 등의 연구에 의하면 ‘TV나 영화 등 대중매체’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는 비율(3.53)이 가장 높았다. 이어 정신질환자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부정적 태도(3.08), 정신질환자를 빗대어 사용한 용어(2.9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런 편견을 어떻게 극복하는 것이 좋을까. 일반인들은 "대중매체 보도가 공정하고 정확한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4.27)"라고 답했으며 다음으로 과학적 연구결과를 내어 놓는 것(4.07), 대중교육 강화와 홍보 확대(3.99) 등의 순서로 효과적이라는 반응이다.
 

정신질환도 신체질환처럼 많은 국민이 경험하고 또 잘 극복해낸다. 신체질환에 맹장염과 같은 급성질환이 있고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만성질환이 있듯이, 또 감기 같은 경증이 있고 악성종양 같은 중증이 있듯이, 정신질환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그리고 정신질환 증상 등에 대한 최선의 치료법이 있다. ‘조현병’ 환자가 치료를 받지 못하고, 그래서 망상이나 환청 때문에 무고한 시민이 다치는 일은 앞으로 대한민국에서는 없어야 하겠다.
 

일반인들은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TV나 영화 등 대중매체에 의해 제일 많이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고 그래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중매체의 보도가 공정하고 정확한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언론을 포함 대중매체가 정신질환 편견 개선에 대한 일반인들의 진단과 처방에 좀 더 귀 기울여 줬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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