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단순 노화로 치부될 수 있어 주의 필요'
성영희 교수(길병원 신경과)
2021.05.13 18:00 댓글쓰기
노인에게 자주 발생하는 파킨슨병은 단순 노화로 오해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파킨슨병 초기 증상이 단순히 나이가 듦에 따라 행동이 느려지고, 보행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착각해 병원 방문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노인에게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면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주변인들이 도와야 한다. 
 
파킨슨병은 노인에게 두 번째로 흔한 만성 퇴행성 뇌신경계 질환으로 뇌의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도파민 결핍으로 나타난다. 
 
도파민은 우리 몸이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물질로 도파민이 부족해 몸 동작이 느려지거나, 편안한 자세에서도 떨림이 일어나거나 근육 강직 및 보행 장애 등이 발생하게 된다. 
 
이 같은 운동 장애는 노화에 따른 증상과 유사하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초기 운동 장애가 발견되더라도 이를 단순 고령에 따른 증상으로 치부하기 쉬운 이유다. 
 
운동 장애 외에도 통증은 파킨슨병 환자에게 매우 흔한 비운동증상이다. 하지만 단순히 어깨나 허리 통증으로 치부해서 1~2년 간 다른 진료만 받다가, 질환이 상당 부분 진행되는 경우도 흔하다. 
 
또한 파킨슨병 환자의 정신 장애도 단순 노화로 오인되기 쉽다. 파킨슨병 환자에게는 수면장애, 우울증, 불안증이 발생하는데 이를 단순히 ‘우울증’ 같은 정신적인 문제로 치부될 수 있다.
 
이 외에도 파킨슨병 초기 신체의 한쪽 편에서 운동 장애가 발생하는데 중풍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잦다. 
 
실제 파킨슨병 환자가 한방병원 등에서 중풍 치료를 받다가 병이 상당히 진행되는 경우가 잦다. 파킨슨병 환자의 70%가 뇌졸중 치료를 받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파킨슨병은 이러한 특징으로 초기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국내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환자들이 처음 방문한 의료 기관에서 파킨슨병으로 진단된 경우는 16%로 조사됐는데 이중 92%는 신경과 의사에 의해 진단됐다
 
또한 파킨슨병은 인구 고령화로 급속히 증가해 사회적 부담이 되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진료 환자는 2015년 9만1351명에서 2019년 11만284만 명으로 5년 만에 약 20% 이상 증가했다. 
 
이로 인한 사회적 부담 또한 증가해 파킨슨병 진료비 부담도 2015년 3765억7775만원에서 2019년 5362억2932만원으로 급증했다. 
 
 파킨슨병은 주요 증상 발생 10년 전부터 퇴화 시작
 
파킨슨병은 주요 증상이 발생하기 10년 전부터 뇌가 퇴화되기 시작하며 이때 전구증상이 생긴다. 파킨슨병 환자들의 주요 증상인 서동(느린 행동), 안정 떨림(팔다리를 편안하게 했을 때 일어나는 떨림), 경직과 같은 운동증상은 중뇌 흑색질 퇴행과 관련 있다. 
 
이 부위 퇴화는 증상이 나타나기 10년 전부터 시작되는데 이때 무증상에서 생기는 전구증상들이 있으며 이러한 전구증상에는 비운동증상 3가지가 포함이 된다. 
 
첫째는 흔히 잠꼬대라고 하는 램수면행동장애가 있다. 꿈을 꾸는데 크게 소리를 지르거나 심한 발길질 등이 증상으로 나타난다. 
 
둘째는 후각 장애다. 파킨슨병이 있으면 후각신경이 가장 먼저 손상을 받아 냄새를 잘 못 맡게 된다. 
 
셋째는 변비다. 평소 섭취하는 음식과 무관하게 변비가 자주 발생한다. 
 
파킨슨병도 조기에 발견할수록 예후가 좋아지기 때문에 이 같은 전구증상이 노인에게 발생했다면 신경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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