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알코올 맥주·내추럴 와인' 건강 무해(無害)?
의정부을지대병원 이은영·모은경 교수
2021.12.27 05:06 댓글쓰기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은영 교수와 호흡기내과 모은경 교수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방역지침이 더욱 강화됐다. 다시금 시작된 집콕생활로 안전과 건강을 재정비할 시기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홈술족의 증가와 MZ세대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주류로 여겨졌던 ‘무알콜 맥주’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유기농 방식으로 재배된 포도를 화학적 처리없이 제조해 인기를 끌고 있는 ‘내추럴 와인’ 역시 홈술족에게 빼놓을 수 없는 주종이다. 그러나 일부에는 알코올이나 인공효모 등이 소량 함유된 제품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과민한 천식환자 아황산염 주의

환절기와 더불어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호흡기 질환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심평원(2018~2019년) 자료에 따르면 월별 천식 환자의 진료현황을 비교했을 때 12월부터 1월까지 환자 수가 가장 높았다. 
 
천식은 알레르기 염증에 의해 기관지가 반복적으로 좁아지는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5%가 천식을 앓고 있다. 기관지 천식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상호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실내 먼지, 꽃가루, 진드기 등의 알레르겐(알레르기 유발원)과 담배연기 및 냄새 등 비특이적인 자극원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천명(색색거리는 숨소리), 기침, 흉부압박, 호흡곤란, 가래 등이며, 이러한 증상들은 환자에 따라 발현 및 악화 정도, 회복 기간 등이 다르게 나타난다. 천식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기온 변화, 대기오염과 황사, 담배연기, 스트레스, 특정 식품 등 다양하다. 
 
술(알코올) 역시 천식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그중 맥주, 와인, 과실주 등에 다량 함유된 산화방지제인 ‘아황산염’ 성분은 일부 천식환자에게 발작 및 증상악화를 유발할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만약 아황산염에 과민한 경험이 있다면 일반 와인 대신 내추럴 와인을 고려할 수 있다. 내추럴 와인에는 아황산염을 첨가하지는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연적으로 발효과정에서 발생하는 아황산염도 소량 존재한다. 또한 술에 포함된 ‘히스타민’ 역시 천식과 알레르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 

호흡기내과 모은경 교수는 “천식환자 중 아황산염에 예민한 환자 비율은 높지 않지만 발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스스로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황산염은 와인 등 주류뿐만 아니라 말린 과일, 새우 등 음식보존제로 함유되었으며, 소주나 막걸리 같은 술에도 합성첨가물이 많이 포함돼 있으므로 과민한 환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권장했다.
 
천식 환자는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천식발작이 일어날 수 있으며, 찬 공기를 마시며 달리기 등의 운동을 하면 기관지 수축에 의한 심한 호흡곤란을 겪을 수 있다. 이때 적절한 응급처치를 하지 않으면 천식발작이 올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때문에 본인 혹은 주변에 천식환자가 있다면 응급처치 방법을 숙지하는 것이 좋다.
 
모은경 교수는 “최근 코로나 백신 접종 이후 진통·해열제 복용이 필요하다면 아세트아미토펜(타이레놀)은 안전하며, 아스피린이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기관지 수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통풍환자, 2018년부터 30대 남성이 60대 추월

통풍은 대사 이상으로 체내에 과다하게 축적된 요산이 결정화되면서 발생하는 관절염으로, 전신적인 만성대사질환이다. 지나는 바람만 맞아도 아플 정도로 통증이 극심해 통풍이라 불린다. 심한 경우 관절통과 관절의 변형뿐만 아니라 만성신장병이나 요로결석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5년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통풍환자 수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50대에게 가장 흔하다. 2018년부터는 30대(30만 1,626명) 통풍환자가 60대(29만 4,082명) 환자를 추월해 젊은 연령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성별로 비교할 경우 10명 중 9명이 남성이며, 여성에서는 주로 폐경 이후에 호발한다.
 
통풍의 원인은 고요산혈증과 요산염 결정으로, 요산 증가가 큰 영향을 끼친다. 요산은 인체 내에서 직접 만들어지기도 하고 음식물을 통해 섭취한 퓨린으로 생성될 수도 있다. 통풍환자의 90% 이상은 신장에서 요산 배설 저하가 원인이다. 그 외에는 퓨린의 과다 생성 또는 신장 배설의 감소가 동반된 경우다다. 
 
통풍 발병에 유전성(가족력), 남성, 고령, 인종 등에 의한 영향력은 조절 불가능하나, 액상과당 및 고단백 식이, 고혈압, 알코올, 이뇨제나 아스피린과 같은 약물 등의 위험인자는 생활습관 개선 및 관리를 통해 위험성을 낮추는 것이 좋다.
 
류마티스내과 이은영 교수는 “통풍은 전신적 만성대사질환으로 만성신장병, 대사증후군, 심혈관질환 및 뇌혈관질환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가족력이 있다면 예방하기 위해 위험인자를 반드시 조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통풍 첫 번째 증상, 밤이나 이른 아침에 나타나

고요산혈증은 대개 요산 수치는 정상보다 높으나 아무런 증상이 없어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무증상 고요산혈증 환자 중 15%에서는 급성 통풍발작을 경험한다.

주로 밤이나 이른 아침에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며 4~24시간 내 가장 극심한 증상이 발생한다. 관절부위 부종 및 발적, 발열이 동반되는데 통풍이 침범된 관절보다 넓은 부위에서 증상이 나타나 건초염 등 다른 질환과 오인하기 쉽다.

급성발작은 주로 엄지발가락 중수관절, 발등, 발목 등 하지 관절에 나타난다. 다른 부위에 비해 체온이 낮고, 체중부하상태에 있다가 휴식을 취할 때 요산이 축적되기 쉽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첫 번째 통풍발작 후 치료받지 않은 환자 중 약 80%는 2년 이내 두 번째 발작을 경험하게 된다. 이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다발 통풍관절염 단계로 진행된다. 이때 요산염 결절(통풍결절)이 침착돼 겉에서 만져지기도 하는데, 이러한 결절이 동반된 상태를 만성결절통풍관절염이라 부른다.

첫 번째 급성 발작 이후로 치료하지 않으면 평균적으로 약 11년 뒤에는 만성관절염으로 진행되거나 통풍결절이 발생한다. 통풍결절 자체는 통증을 유발하지 않으나 주변에 급성 염증, 관절 변형 및 손상으로 이어진다.
 
이은영 교수는 “만성통풍으로 진행되면 결절과 관절손상에 의해 운동범위도 제한되며, 치료가 어려워져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며 류마티스내과에서 요산강하제 처방 등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통풍환자는 평소 통풍을 유발 또는 악화시키는 요인인 과식, 음주, 흡연 등은 삼가고, 퓨린함유가 높은 육류 및 해산물 섭취는 자제해야 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무알코올 맥주에도 알코올이 없을 뿐 대부분 퓨린이 포함돼 있으므로, 통풍환자는 알코올뿐만 아니라 퓨린 함유량도 확인할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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