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저근막염, 스트레칭 부족하면 재발 가능성"
박광환 교수(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2022.06.27 09:25 댓글쓰기

환자들이 진료실에서 제일 많이 하는 질문이 “선생님, 왜 이렇게 안 낫죠?”일 만큼 족저근막염은 수개월 이상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인내심을 갖고 꾸준한 스트레칭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족저근막은 발바닥에 있는 두꺼운 섬유조직 막으로, 종골(뒤꿈치 뼈) 안쪽에서 시작돼 발가락뼈에 부착돼 발의 아치를 만들어주고, 걸을 때 발이 튼튼하게 힘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걷는 도중 뒤꿈치가 들리는 순간에는 뒤꿈치 족저근막 부착 부위에 높은 긴장력이 가해진다.


특히 달리기 같은 동작을 할 때는 더욱 높은 긴장력이 가해져 족저근막 부착부에 손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족저근막염은 이러한 미세한 손상, 혹은 과사용으로 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뒤꿈치와 발바닥에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족저근막염은 급성 아닌 만성, 치료는 쉽지 않는 실정"


족저근막염은 대부분 급성으로 발생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증상이 생긴다. 전형적인 증상은 뒤꿈치 안쪽 부위 통증으로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첫발을 내디딜 때, 의자에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나서 첫발을 디딜 때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고, 계속 걸으면 오히려 통증이 완화되거나 사라진다. 


이는 잠을 자거나 오래 앉아 있는 동안 짧아진 족저근막이 움직이기 시작함에 따라 갑자기 늘어나면서 증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증상이 오래되면 통증이 뒤꿈치 안쪽뿐만 아니라 발바닥 전체로 퍼질 수 있으며, 오래 서 있거나 걷는 일이 많으면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만성 족저근막염은 치료가 쉽지 않다. 

 

족저근막염이 생기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반복적인 스트레스다. 단순한 염증이 아니라 반복적인 미세한 외상 또는 너무 많이 사용해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아킬레스건이 짧아 종아리와 뒤꿈치가 뻣뻣한 경우, 달리기처럼 근막에 높은 긴장이 가해지는 운동을 많이 하는 경우, 딱딱하고 얇은 바닥의 신발을 많이 신는 경우 등에 족저근막염이 더 잘 발생한다. 평소 운동량이 많지 않은 비만인 사람, 장시간 딱딱한 바닥에서 생활하거나 구두를 오래 신고 활동하는 경우에도 통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는 발에 변형이 있는 경우다. 평발이 있는 사람은 걷는 도중 발 내측 아치가 낮아지고 불안정해져서 족저근막에 과도한 긴장이 가해지므로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아치가 높은 요족 변형이 있는 경우에는 아치가 너무 높아 발가락을 들어올릴 때 족저근막에 과도한 긴장이 지속적으로 가해져서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셋째는 발목을 발바닥 쪽으로 구부리는 근력이 약해지면 발생할 수 있다. 근력이 약해지면 걸을 때 발의 추진력이 약해지면서 근육이 원래 해줘야 할 기능을 족저근막이 대신하게 되고, 그만큼의 스트레스를 추가로 받아 염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 외에도 통풍, 루푸스, 강직성 척추염 등의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에 양측성 및 만성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은 병력 청취와 신체검사만으로도 족저근막염 진단이 가능하다. 진찰 소견상 대부분 종골의 내측 결절 부위에 국소 압통이 있으며, 국소 부종이 동반돼 있는 경우도 적잖다.


족저근막을 수동적으로 신장시켜 증상이 발현되는지 확인하는 ‘감아올림 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후 기립 상태에서 발 X-ray를 촬영해서 다른 원인에 의한 통증을 감별한다.


X-ray에서 종골의 골극, 소위 ‘뒤꿈치 뼈가 자랐다’는 소견이 일부 관찰될 수 있으나, 이것을 뒤꿈치 통증 원인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대체로 족저근막염과는 큰 관련이 없다. 


"치료는 대부분 비수술적 방법이지만 환자 인내심 갖고 꾸준함 필요"


족저근막염 치료는 비수술적인 치료가 주가 된다. 대부분 비수술적인 치료만으로 만족스러운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수 개월에 걸쳐 천천히 치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환자 역시 이를 숙지하고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치료는 스트레칭, 휴식, 진통제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6주 이상 치료에도 호전이 없다면 체외충격파 또는 주사치료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약 80-90%의 환자에서는 이런 치료로 3개월 내에 호전을 보인다. 가장 중요한 치료는 스트레칭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며, 대표적으로 족저근막 스트레칭과 아킬레스건 스트레칭으로 나뉜다. 


족저근막 스트레칭은 아침에 첫발을 내딛기 직전,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서서 걷기 직전에 시행하면 통증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냉동시킨 음료수 캔이나 골프공 등을 뒤꿈치 안쪽에 대고 발로 강하게 구르며 스트레칭하는 방법도 있다.


아킬레스건 스트레칭은 벽을 향해 서서 아픈 다리의 종아리가 당기는 느낌이 들도록 스트레칭을 하는 방법이다. 이 외에 발바닥 근육 강화 운동이 족저근막을 편하게 해줘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앉은 자세에서 발가락만으로 수건을 집어서 당겨오거나 밀어내는 운동, 수건을 발가락으로 들고 버티는 운동 등을 통해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 


아울러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면서 진통제를 오래 복용해도 상당 기간 증상 호전이 없다면 체외충격파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비침습적이며 회복 기간이 짧으면서도 60~80% 환자에서 만족스러운 결과가 보고되고 있어 수술적 치료와 비슷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졋다. 


족저근막염에서 체외충격파 치료의 정확한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조직에 미세한 손상을 주어 치유 과정과 신생 혈관 생성을 유도하고 말단부 신경 자극을 통해 통증을 둔화시킨다는 가설이 제시되고 있다.


만성적인 족저근막염에서 3주 정도 간격으로 2~3회 체외충격파 치료를 시행,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 외에 보조적인 치료 방법으로 소염진통제 복용 및 뒤꿈치 패드, 주사치료 등이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치료는 스트레칭을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다. 특히 증상이 빨리 좋아지지 않는다고 주사치료를 지속적으로 받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피부 변색이나 족저근막 파열, 뒤꿈치 지방패드 위축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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