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늙어가는 대한민국, 노인 예방접종 중요"
김윤정 교수(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2022.07.11 07:40 댓글쓰기

대한민국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0~2040년 인구전망’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2020년 815만 명에서 2025년 1000만 명, 2035년 1500만 명을 각각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16.1%에서 2025년 20%, 2035년 3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불과 3년 후 초고령 사회에 들어선 뒤 고령화 속도가 더 가팔라져 13년 후에는 고령인구 비율이 30%를 훌쩍 넘는다는 전망이다.


유엔(UN)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가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은 고령 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 사회로 구분한다. 이러다 지하철 일반석과 노약자석 위치가 바뀌겠다는 웃지 못할 얘기가 점점 현실이 될지 모른다.


매년 4월 마지막 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예방접종 주간이다. 노인들은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면역력이 취약하다. 건강관리에 있어 예방접종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은 폐렴, 정맥동염, 중이염, 수막염 등 침습적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 중 하나다. 건강한 성인에게는 대부분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한 노년층이나 영유아에서 침습적 감염을 일으키며 치명적일 수 있다. 감염자 침이나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접종을 하는 23가 다당질 백신과 일반병원에서 접종하는 13가 단백접합 백신으로 나뉜다.


13가 단백접합 백신은 23가 다당질 백신의 한계를 보완한 백신으로 1회 접종만으로도 효과적인 폐렴구균 감염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


대상포진은 수두를 일으키는 수두 바이러스가 척수 옆 신경절 속에 숨어 있다가 면역이 약해지면 분포하는 신경을 따라 붉은 반점, 수포, 농포 등 다양한 피부병변과 신경통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만 50세 이상에서 평생 1회 접종한다. 대상포진을 앓았던 사람에서도 6.2%는 재발할 수 있고, 대상포진을 앓았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접종하는 게 좋다.


파상풍은 상처에 침입한 균이 생성하는 독소가 사람의 신경에 이상을 유발해 근육 경련, 호흡 마비 등을 일으키는 감염성 질환이다. 고령자나 영유아의 경우 일단 감염되면 예후가 좋지 않은 만큼 예방이 중요하다.


과거 파상풍 예방접종 기록을 확인해 파상풍균 독소에 대한 면역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예방백신인 파상풍 톡소이드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면역 유지를 위해 10년마다 재접종이 필요하다.


일본 뇌염(Japanese encephalitis)은 일본 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 빨간집모기(Culex tritaeniorhynchus, 뇌염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인체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일본 뇌염 예방접종 경험이 없는 성인 중 논이나 돼지 축사 인근 등에 거주 또는 활동 예정인 경우나 일본 뇌염 유행 국가가 아닌 비유행 지역에서 국내로 이주해 장기 거주할 외국인, 일본 뇌염 유행국가 여행자 등이 접종 대상이다. 단 항암치료 중인 고형암 환자나 면역억제제 사용자, 장기이식 또는 조혈모세포이식 후에는 접종하지 않는다.


인플루엔자(Influenza)는 급성 인플루엔자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분비되는 호흡기 비말(droplet)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지정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쉽게 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예방백신 무료접종 대상은 만 65세 이상 노인, 생후 6개월~12세 어린이, 임신부 등이다. 인플루엔자 유행이 주로 12월에 시작되고, 접종 2주 후부터 예방 효과가 나타나 약 3~12개월(평균 6개월) 정도 유지되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11월까지 가까운 동네 의료기관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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