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에' 수차례 언급된 한양대병원 50주년 간담회
2022.04.30 06:20 댓글쓰기
 ‘과거의 영광(榮光)’. 한양대학교병원 개원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차례 언급된 단어다. 
 
최호순 한양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윤호주 병원장, 이형중 기획조정실장, 임태호 병원신축추진단장은 공히 한양대병원의 옛 위상을 추억했다.
 
특히 이형중 실장은 “5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하면서 과거 기록을 돌아봤다”며 “개원 당시 동양 최대 규모 의료기관으로, CT를 비롯한 장비와 시설도 서울대병원 보다 좋았다”고 술회했다.
 
이어 “국내 최초 류마티스병원을 비롯해 많은 분야에서 한양대병원은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 위상이 예전 같지 못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실제 한양대병원의 현재 위상은 과거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뉴스위크가 지난 3월 발표한 ‘세계 최고 병원’(World`s Best Hospital) 중 국내 순위를 보면 한양대병원은 51위에 머물렀다. 
 
국내 상급종합병원 45곳 중에서는 39위를 기록했고, 일반 종합병원 중에서도 한양대병원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한 병원이 12곳이나 있었다.

특히 분원 격인 한양대학교 구리병원(43위) 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는 점은 현재 한양대병원의 아쉬운 위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양대병원은 원인 또한 잘 알고 있었다. 투자 부족이었다. 이형중 실장은 “의료시스템 등 큰 변화를 맞았던 90년대 병원 투자가 이전보다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위상이 많이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의료 분야는 술기와 장비의 급격한 변화 탓에 인프라 유지를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투자 부족은 결국 진료환경 악화로 이어진다. 진료환경의 질이 떨어지면 환자뿐만 아니라 우수한 의료진도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현재 한양대병원의 약해진 위상은 이런 악순환의 결과다.
 
한양대병원이 50주년 기념식에서 신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한 것은 앞으로 달라지겠다는 ‘절치부심’의 각오로 풀이된다. 신축 병원을 중심으로 병원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신관은 오는 2026년 준공 및 개원을 목표로 추진된다. 오는 6월부터 설계에 착수한 뒤 2023년 건설사 선정을 완료해 2024년부터 공사에 착수한다.
 
신관 건물은 ‘외래병동’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기존 본관과 동관에 있던 외래병동을 모두 신관으로 이전해 외래병동과 입원병동을 공간적으로 완전히 분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주차장 및 지하철 직결 통로 신설 등 접근성 및 편의성 개선이 상당 부분 추진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외래 확대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중증환자 진료 및 연구에 주력해야 할 상급종합병원이 수익을 위해 외래에 치중하는 것은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외래 확대보다 환자 접근성 및 진료환경 개선 목적”이라며 “상급종합병원으로써 환자중심 및 연구중심의 목표는 확고하다. 신축 건물에 바이오리서치 연구공간도 들어선다”고 해명했다.
 
의료인력 양성기관으로서 교육환경 개선에 대한 의지도 나타냈다.

임태호 단장은 “제1‧2의학관은 가장 오래된 건물”이라며 “신축 건물이 완공되면 의대가 동관으로 이동한다. 공간 문제로 흩어져 있던 기초의학교실과 산학연 부서도 함께 들어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과연 신축 건물은 한양대병원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권토중래의 첫걸음이 될 수 있을까. 무엇보다 한양대병원의 의지가 중요하다.

신축 병원이 단순히 수익을 내기 위한 공간에 머무른다면 잠깐의 인공호흡 내지는 사후약방문에 그치고 말 것이다. 
 
한양대병원이 이번 신축을 계기로 좋은 진료환경에 대해 고민하는 병원,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연구에 투자하는 병원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과거의 위상 탈환을 위한 한양대병원의 환골탈태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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