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수가협상) 시즌이 돌아왔다. 2020년 수가협상은 전면 급여화 과정 속 적정수가 보장을 실현하고자 하는 공급자와 점점 줄어드는 건강보험 재정을 지켜야 하는 보험자의 논리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보건의약계 폭풍전야 시기인 4월 말에 접어들면서 각 공급자 단체는 물론 보험자도 내부 회의를 통해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5월2일 수가협상 상견례를 앞두고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는 만큼 지금은 선수명단을 꾸려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건보공단, 작년보다 견고해진 라인업
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한 단계 더 탄탄해진 팀을 구성했다. 7년 연속 당기재정 흑자가 적자로 전환된 위기의 시기, 최적의 카드를 배치한 것이다.
이미 한차례 수가협상을 진두지휘한 경험이 있는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를 수가협상단장으로 건강보험 빅데이터 전문가로 불리는 박종헌 급여전략실장, 이성일 수가기획부장, 이욱희 수가기획부 팀장이 이름을 올렸다.
주목할 점은 올해 신설된 급여전략실 인원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형태로 명단을 짰다는 것이다. 급여전략실은 기존 보험급여실과 급여전략기획단을 통합해 만들어졌으며 건보공단 대규모 직제 개편의 핵심부서로 거론된다.
애초에 수가협상을 대비하고 ‘원가분석 기반 적정수가 체계’ 형성을 위한 과제를 수행하는 조직으로 운영되다 보니 예년보다 합리적 방어논리를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월 수가협상과 관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급여전략실 신설로 수가협상 방식이 완전히 다르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나 일부 개선될 것이다. 환산지수 산출 지표 공개, 공급자 요청자료 적기 제공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 ‘투쟁과 협상’ 고민의 연속
대한의사협회는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 결정에 따라 수가협상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수가협상단 구성을 완료한 상황으로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시기인 것으로 관측된다.
수가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0.1%의 치열한 수 싸움에서 패널티를 그대로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 의협 수가협상단장은 이필수 전라남도의사회장으로 정해졌다. 김종웅 개원내과의사회장, 박진규 신경외과의사회 부회장, 연준흠 의협 보험이사가 단원으로 참여하게 된다.
의협은 수가협상 자문단도 꾸렸다. 김명성 의협 보험자문위원, 이용진 의협 심사기준개선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좌훈정 개원의협 보험부회장, 임민식 KMA POLICY 건강보험정책분과 간사 등 4명으로 구성됐다.
이필수 수가협상단장은 “의쟁투 결정에 따라 참여 여부가 결정된다는 기조는 확실하다. 결정에 따를 것이다. 하지만 수가협상은 그 자체로 회원들의 관심이 큰 상태이므로 현재 협상을 대비한 대응 논리와 근거개발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병협, 반쪽짜리 협상단 조만간 완성될 듯
의협은 참여여부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팀을 꾸린 상태지만 대한병원협회는 아직 준비 단계다. 전체 공급자 단체 중 밴딩 범위가 가장 크지만 수가협상단은 잠정 2인만 확정됐다.
최근 병협은 제17차 상임이사회를 개최하고 임원 조직구성을 일부 변경했기 때문에 협상단원 임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가협상단장은 유재찬 상근부회장이 유력하며 유인상 보험위원장도 단원으로 참여하게 될 전망이다. 유인상 보험위원장은 이미 수가협상단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통상 수가협상팀은 4명으로 구성되므로 나머지 절반의 멤버를 찾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송재찬 상근부회장은 “통상적으로 상근부회장은 단장직을 맡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첫 경험이지만 탄탄하게 준비를 할 것이다. 다만, 나머지 단원 구성에 있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조만간 협상단 구성이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치·한·조 수가협상 베테랑 참여
대한약사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는 이미 수가협상단을 구성을 완료한 상태이며 대한조산협회는 1명의 단원 모집에 고심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모두 수가협상 베테랑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가협상 분위기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인물들로 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약사회는 작년 수가협상 당시 3.2%의 가장 높은 인상률을 받았는데 올해도 이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협상단을 구성했다.
수차례 수가협상을 지휘했던 박인춘 부회장은 이번에도 대표직을 수행한다. 단원으로는 윤중식·유옥하 보험이사, 엄태훈 전문위원이 참여한다.
치과의사협회 수가협상에 항상 참여하고 있는 마경화 부회장이 2020년 수가협상에서도 단장직을 맡았다. 마 수가협상단장은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과정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인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수진 보험이사, 최대영 서울시치과의사회 부회장, 김영훈 경기도치과의사회 보험부회장이 단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 수가협상 경험이 있는 인물들이다.
한의사협회는 작년 수가협상 경험이 있는 김경호 부회장을 올해도 단장으로 올렸다. 단장과 함께 협상에 참여하는 단원은 이은경 부회장 박종훈·초재승 보험이사로 구성됐다.
조산협회 역시 작년에 이어 이옥기 회장이 직접 단장직을 수행한다. 김희경 제1부회장(법제위원장), 장영숙 제2부회장(재정위원장)이 단장을 보좌하기로 했다. 나머지 1명은 개원 조산사 영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