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R&D 부문 강화를 위해 전문 인력을 재배치에 나섰다. 이는 제약산업의 패러다임이 '연구개발' 중심으로 바뀌는 흐름을 반영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 한미약품과 같은 대형 제약사는 물론 안국약품, 신풍제약 등 중견‧중소제약사들까지 연구개발 전문 인력을 확보 및 영입에 주력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유현아 R&D기획팀장을 종합연구소장으로 중용했다. 그동안 GC녹십자 내부에서 R&D 기획 및 추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 온 만큼 보다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혈액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의 미국 허가 지연도 유 소장이 부장에서 상무로 고속 승진한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GC녹십자는 지난해 IVIG-SN의 품목허가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지만, 예상과 달리 미국 FDA는 제조공장 자료를 추가 보완해야 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자연히 IVIG-SN의 미국 진출 시기는 또 한 번 미뤄지게 됐다.
유현아 연구소장과 함께 미국 FDA 허가 심사관으로 근무했던 이지은 상무도 선임했다. 이 상무는 신약 개발과 임상 전략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영입했다.
이지은 상무는 서울대 제약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 약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FDA의 심사관으로 9년 정도 근무하며 신약 임상 승인과 품목 허가 업무를 맡은 바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선진 시장 진출을 위한 글로벌 허가 전략 강화와 연구개발 생산성 제고를 위해 관련 분야의 역량을 갖춘 최고 전문가를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서귀현 전무를 연구센터 부소장(상무)에서 센터장으로 승진시켰다. 미국 MD앤더슨 암센터 출신의 임상연구 전문가인 김선진 전(前) 연구센터장의 공백을 채울 적임자로 낙점됐다.
'한미맨'으로 알려진 서 센터장은 경희대 대학원 화학과 박사 과정을 졸업하고 한미약품 신약개발 부문에서 실무를 담당했다. 그는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 중 폐암치료제 ‘포지오티닙’ 등 연구에 참여했다.
상근고문이었던 이관순 부회장도 다시 요직을 맡았다. 연구원 출신인 이 부회장은 한미약품의 R&D 전반을 이끌어 온 중추적인 인물로 꼽히며, 2000년부터 2017년까지 7년간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그러나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반환된 기술수출에 대한 늑장 공시와 임직원들의 미공개정보 이용 주식거래 등의 악재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의미로 자리에서 물러났다가 다시 등판한 셈이다.
안국약품은 김맹섭 부사장을 중앙연구소장으로 신규 영입했다. 김 소장은 부산대 화학교육과를 졸업,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연구소장, 북경한미 부총경리를 역임했다.